파월 의장은 이날 와이오밍주에서 열린 세계 중앙은행장 회의인 잭슨홀 미팅에서 “적절하다고 판단되면 우리는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준비가 돼 있다”며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고 확신할 때까지 긴축적인 수준에서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Federal Reserve Chairman Jerome Powell takes a break outside of Jackson Lake Lodge during the Jackson Hole Economic Symposium near Moran in Grand Teton National Park, Wyo., Friday, Aug. 25, 2023. (AP Photo/Amber Baesler)
다음달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선 추가 금리 인상과 동결 가능성을 모두 열어뒀다. 파월 의장은 “너무 적은 (긴축) 조치를 취하면 인플레이션이 목표치 이상으로 고착화할 수 있고, 조치가 너무 과하면 경제에 불필요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추가 금리 인상 여부에 대해서 “신중하게 진행할 것(Proceed Carefully)”이라고 두 번이나 언급한 점에 시장은 주목했다. 그는 “우리는 우리가 어디까지 왔는지 고려해볼 때 다가오는 회의에서 신중하게 진행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면서 “정책금리를 계속 유지하고 추가 데이터를 기다릴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9월 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인상이 시급하지 않다는 점을 밝힌 것으로 해석됐다. 브라이언 제이콥센 아넥스자산관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짧지만 인정사정 없었던 연설 대신 더 길지만 침착한 방식을 택했다”면서 “핵심 단어는 ‘신중히’(carefully)였다. 연준은 '강력하게' 대신 '신중히' 나아갈 것”이라고 봤다. 실제 파월 의장 발언 이후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선 연준이 9월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80%로 반영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73%, 대형주 중심의 S&P500은 0.67%,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0.94% 각각 상승했다. 지난해 잭슨홀 미팅에서 파월 의장의 강도 높은 매파적 발언에 당시 뉴욕 3대 증시가 일제히 3%대 급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채권ㆍ외환ㆍ국제유가도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미국 기준금리 추이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미국 연방준비제도(Fed)]](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08/26/3c09974e-8ac1-45b7-b3aa-2658974cca88.jpg)
미국 기준금리 추이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미국 연방준비제도(Fed)]
하지만 Fed가 금리 인상 사이클을 종료하는 것이 아니라, 향후 물가와 경기 추세에 따라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릴 여지는 남아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파월 의장의 발언이 지난해 초 매파적 기조보다는 더 균형 잡혀있지만, 내년 금리 인하에 대한 신호를 주지는 않았다는 점에서다.
카르스텐 브르제스키 ING 거시국제 책임자는 “다음 달 기준금리는 동결되겠지만, 금리 인상이 공식적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현 상황에서 파월 의장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고 밝혔다. 크리스토퍼 호지 나틱시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다음 주부터 발표될 고용ㆍ물가 지표가 훨씬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신호를 보내거나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일부의 요구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다”면서 그의 연설을 추가 금리 인상을 쏘아 올릴 ‘트리거(방아쇠) 위의 손가락’에 비유했다. 실제 CME 페드워치에선 11월 FOMC에서는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확률(46.7%)과 동결 확률(44.5%)이 비슷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