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발은 발차기조차 못할 상태였다…'3연패 무산' 이다빈의 눈물

아시안게임 3연패 만큼이나 귀중한 은메달을 따낸 이다빈(왼쪽). 연합뉴스

아시안게임 3연패 만큼이나 귀중한 은메달을 따낸 이다빈(왼쪽). 연합뉴스

태권도 여자 겨루기 간판 이다빈(서울시청)이 아시안게임 3연패 달성에 실패했다. 그래도 값진 은메달을 수확했다.  

이다빈은 28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린안 스포츠문화센터에서 열린 대회 태권도 겨루기 여자 67㎏ 이상급 결승에서 개최국 중국의 저우쩌치에 라운드 점수 1-2(9-8, 2-9, 8-21)로 역전패했다. 저우쩌치는 지난 25일 겨루기 혼성 단체전 결승전에서도 중국 대표팀 멤버로 나서서 한국(이다빈, 김잔디, 박우혁, 서건우)을 꺾고 금메달을 땄다. 

이다빈은 대회 3연속 금메달 대기록이 좌절됐다. 이다빈은 앞서 2014 인천(62㎏급), 2018 자카르타-팔렘방(67㎏ 이상급)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했다. 이번에 여자부 최초 3연패가 목표였다. 

이다빈은 첫 라운드에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먼저 실점했지만, 주먹 공격으로 침착하게 점수를 쌓아 9-8로 뒤집었다. 2라운드에선 먼저 2점을 내고도 저우쩌치의 과감한 공격에 고전하며 2-9로 라운드를 내줬다. 주도권을 뺏긴 이다빈은 마지막 3라운드 초반부터 연이어 실점하며 0-10로 끌려갔다. 뒤늦게 추격했지만, 점수 차를 좁히지 못하고 8-21로 무릎 꿇었다.  

결승에서 패한 뒤 아쉬워하는 이다빈. 뉴스1

결승에서 패한 뒤 아쉬워하는 이다빈. 뉴스1

태권도 종목 첫날인 24일부터 이어지던 한국 태권도의 금메달 행진도 마지막 날인 이날 멈췄다. 한국 태권도는 겨루기 종목에서 전날까지 금메달 3개를 땄다. 겨루기 종목 첫날인 지난 25일 장준(한국가스공사)이 남자 58㎏급 정상에 섰고, 26일 박혜진(고양시청)이 여자 53㎏급에서 우승했다. 27일에는 박우혁(삼성 에스원)이 남자 80㎏급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24일 품새 종목에서 딴 2개를 더하면 한국 태권도는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5개를 수확했다.


이다빈은 경기 후 "너무 아쉽다. 강한 상대를 만나 좋은 경기를 한 것 같은데, 아쉬운 부분이 많다"며 "그래서 스스로에게많이 답답하고 또 불편한 감정이 있다"고 말했다. 이다빈은 눈물을 참으며 "상대도 잘 싸웠다. (내가) 더 잘했으면 되는 건데, 그걸 하지 못해서 내가 졌다고 생각한다. 잘 보완해야 할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100% 컨디션이 아니어서 더 아쉬운 대회였다. 이다빈은 대회 직전 족부 부상을 당해 제대로 훈련하지 못했다. 그는 "(중국으로) 출발하기 3일 정도 전부터 훈련할 수 있었다. 왼발은 아예 발차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런 부분에서 아쉬움이 조금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상이 있어서 할 수 있는 것들만 최선을 다해 준비해왔다. 상대 분석은 정말 잘 됐다고 본다"면서도 "내가 더 완벽하게 대응했다면 그런 상황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