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험은 서울시교육청이 학생들의 문해력 등을 파악하기 위해 치러졌다. 문해력은 글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맥락에 맞게 표현하는 능력을 말한다.
참여 학년은 초등학교 4·6학년, 중학교 2학년, 고등학교 1학년이다. 올해로 두 번째인 진단 검사에는 지난해 두 배 이상인 525개교 9만 4000여명이 응시했다. 학교를 통해 신청을 받은 결과, 대상 인원 26만 명 중 35% 가량이 참여하기로 했다.
성낙경 서울 정목초 교장은 “글쓰기나 조별 활동 수업을 하다 보면 일부 뒤처지는 학생들이 눈에 띈다”며 “이 학생들이 어떤 점 때문에 수업을 따라오기 힘들어하는지, 학교에서 뭘 도와줄지 등을 파악하는 데 진단검사가 도움될 것”이라고 했다.
서행=서쪽으로 간다?…교사들 “문해력 진단 필요”
서울의 한 역사 과목 중학교 교사는 “예컨대 ‘토지 대장’이라는 단어를 가르쳐 줄 때는 반드시 토지 문서라는 뜻을 함께 가르쳐 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서울 초등학교 교사는 “안전 교육 시 ‘서행’이라는 단어를 가르쳐주면 ‘왜 서쪽으로 가느냐’는 질문이 들어온다”며 “수업 시간에 ‘이야기를 각색해보자’고 하면 색을 칠하는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학생들의 문해력 문제는 한자 교육의 부재에 따른 현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기성 세대보다 문해력이 떨어지는 게 아니라 한자를 배우지 않은 학생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한자어를 사용하다보니 의사 소통에 어려움이 생긴다는 것이다.
“시험 후 학습 노력, 독서 병행 돼야”
교사들은 문해력 향상을 위해서는 독서 등의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검사 출제에 참여한 한 초등 교사는 “문해력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맥락 속에서 어휘의 뜻을 파악하는 것”이라며 “단순히 문제를 풀고 정답을 맞히는 것이 아니라 독서 등으로 다양한 글을 접하고 생활 속에서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키우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