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수주한 4조원 규모 카타르 담수복합발전 프로젝트의 공사 위치. 사진 삼성물산 건설부문
삼성물산의 담수복합발전 프로젝트는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남동쪽으로 약 18㎞ 떨어진 라스 아부 폰타스 지역에 최대 2400MW(메가와트) 규모의 전력을 생산하는 복합화력발전소와 하루 평균 50만t의 물을 생산하는 담수복합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카타르 수전력청인 카라마가 발주하고 일본 스미토모 컨소시엄이 사업을 맡았다.
삼성물산은 스미토모 컨소시엄이 사업자 입찰에 도전하는 단계부터 함께 팀을 구성해 도전했고, 최종적으로 28억4000만 달러(약 3조9709억원) 규모의 설계·조달·시공(EPC) 공사를 단독으로 맡게 됐다. 총 사업비는 37억 달러(약 5조1733억원)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2021년 아랍에미리트에서 2조7000억원 규모의 초고압직류송전망 공사를 수주한 후 근래 가장 큰 해외 수주 실적”이라며“이번 프로젝트가 2029년 완공되면 카타르 전체 전력량의 약 16%와 담수량의 17%를 담당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형 건설사들은 최근 몇 년 간 국내 주택 사업 여건이 녹록지 않자 해외 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E&A가 지난 4월 사우디에서 수주한 파드힐리 가스플랜트 공사는 총 9조6000억원 중 약 8조원(60억 달러) 규모로 삼성E&A 창사 이래 최고액은 물론 국내 건설사가 사우디에서 수주한 공사 중에서도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GS건설도 이 사업에서 1조6000억원을 수주하는 등 올 상반기 신규 수주액(8조3465억원) 중 해외 수주 실적이 절반 이상(4조9190억원)을 차지했다.

김경진 기자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이번 카타르 프로젝트를 포함해 튀르키예 도로 인프라 공사 등 이달까지 해외 수주 실적이 6조8000억원 정도로 국내 수주 실적(약 7조5900억원)에 육박한다. 이번 카타르 수주 건이 더해지며 올해 해외 수주 순위도 3분기까지 4위였지만 2위로 껑충 오를 전망이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으로 지정학적인 불안이 커지며 해외 수주 여건이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최근 ‘트럼프 2기 정책에 따른 국내외 건설시장 전망’에서 “이스라엘에 친화적인 트럼프 당선인은 바이든 정부의 중동 정책을 비판하며 중동 강경책을 예고했다”며 “중동 긴장도가 커질 경우 중동 국가의 신규 발주 감소와 프로젝트 지연 등으로 수주 여건이 악화될 수 있다”고 짚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국내 건설사 297개사가 90개국에서 211억1000만 달러의 수주고를 올렸다. 지역별로 중동 119억3000만 달러(56.6%), 아시아 29억8000만 달러(14.1%), 북미·태평양 26억7000만 달러(12.7%) 등이다.

김경진 기자
앞서 정부는 올해 누적 해외 수주 1조 달러를 목표로 내세웠는데, 지난해 말까지 해외 건설 누적 수주액은 9638억3000만 달러로 1조 달러까지 361만7000만 달러를 남겨뒀었다. 3분기까지 수주액을 고려하면 연말까지 150억6000만 달러 규모의 수주가 더 필요해 누적 1조 달러 달성은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