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국제 반도체 엑스포에 차려진 중국 D램 메모리 업체 창신메모리 부스. AP=연합뉴스
8일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세계 반도체 장비 청구액에서 한국은 대만에 2위를 내줬다. 협회가 지역별 반도체 장비 청구액(구입·주문)을 집계해 발표하는 이 수치는 어느 나라의 반도체 투자가 활발한지 알려준다. 지난 3분기 지역별 순위는 중국 129억3000만 달러(약 18조4300억원), 대만 46억9000만달러(약 6조 6800억원), 한국 45억2000만달러(약 6조 4400억원), 북미(44억3000만 달러) 순이었다.
韓 반도체, 대만에 투자 2위 내줘

김영희 디자이너
SEMI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전 세계 반도체 장비 매출은 전년 대비 19% 증가한 303억8000만 달러(약 43조원)였다. 아짓 마노차 SEMI 최고경영자(CEO)는 “북미에서 가장 큰 증가율을 기록했고, 중국은 계속 지출을 주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날아가는 대만, “트럼프 시대에 韓보다 유리”

김주원 기자
앞으로가 더 문제다. 블룸버그 통신은 7일(현지시간) “올해 대만 주가는 30% 가까이 급등해 2009년 이후 최고치”라며 “한국은 정치적 혼란에 빠지며 AI 붐을 누리는 대만에 뒤처질 위험이 커지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통신은 또한 “TSMC는 글로벌 AI 무역의 주요 부분으로 여겨져 미국 관세가 면제될 가능성이 높다”는 JP모건 애널리스트의 발언을 인용하며, 트럼프 정부의 고관세 위협에서도 대만이 한국보다 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보도했다.
쓸어가는 중국, 메모리·파운드리 턱밑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에 있는 창신메모리(CXMT) 공장. 사진 CXMT 홈페이지 캡처
창신메모리(CXMT) 등 중국 메모리 업체의 덤핑(저가 판매)은 계속된다. 범용 D램 메모리인 DDR4 8GB 제품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올 하반기 들어 2.1달러에서 1.35달러로 36% 하락했는데, 메모리 업황이 바닥이던 지난해 7~8월 수준으로 가격이 내려간 것이다.
장비 업계 이중 타격, 정책 지원 불투명
지난 6일 산업통상자원부 간담회에서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들은 “트럼프 시대에 업계 이익을 보호하고 불확실성을 낮춰달라”며 “반도체특별법 입법에 노력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산업부는 “국회와 협의해 반도체 기업 세액공제율 상향 등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했으나,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놓고 극한 대립에 빠진 가운데 정책 지원도 한 치 앞을 알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