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무디스레이팅스는 6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에서 "현재까지 경제·금융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사임 또는 탄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정치 환경은 여전히 불확실성에 휩싸여 있다"며 이같이 우려했다.
무디스는 "정치적 여파가 장기화하면 예산안과 같은 중요한 법안을 효과적으로 통과시키거나 경제 성장 둔화, 어려운 지정학적 환경, 인구 고령화로 인한 구조적 제약 등 수많은 과제를 해결하는 정부의 능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이미 약세를 보이는 기업과 소비자 신뢰가 약화할 경우 내수에 부담을 주고 경제 성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또한 한국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도를 떨어뜨려 금융 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짚었다.
무디스는 "차기 대통령 후보의 성향과 의회 구성, 특히 미국·중국과의 지정학적 관계, 반도체 부문에 대한 투자 전망, 재정 정책에 미치는 영향 등에 따라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무디스는 "계엄령 선포·해제 이후 재정·통화정책 대응이 신속히 이뤄졌다"며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등의 조치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계엄령이 신속하게 해제된 것은 제도적 강고함을 지속적으로 뒷받침하는 한국의 강력한 법치주의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무디스는 한국 국가신용등급으로 'Aa2/안정적'을 부여하고 있다.
앞서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도 "정치적 위기가 장기화하거나 지속적인 정치적 분열로 정책 결정의 효율성, 경제적 성과 또는 재정이 약화될 경우 신용 하방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불발된 이후 첫 거래일을 맞은 9일 국내 증시는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7.58포인트(p)(2.78%) 하락한 2360.58로 장을 마감했다. 이로써 코스피는 지난해 10월 31일(2277.99) 이후 종가 기준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스닥은 전날 대비 34.32p(5.19%) 하락한 627.01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도 지난 2020년 4월 16일(623.43) 이후 4년 8개월 만에 종가 기준 최저치 기록을 세웠다.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증시 불안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만큼 코스닥 지수가 급락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