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10만 사무직 개인 AI 비서' 시대 발 뗐다...생성 AI 최신 모델도 공개

LG 엑사원

LG 엑사원

 
LG가 ‘10만 사무직 개인 인공지능(AI) 비서 활용’ 시대를 시작한다. A4 용지 100쪽 분량 질문도 한 번에 처리하는 AI 비서를, 전자·통신·소비재 등 각 계열사 맞춤용으로 보안 걱정 없이 쓴다는 거다.

9일 LG AI 연구원은 생성 AI 모델 ‘엑사원(EXAONE) 3.5’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LG AI 연구원은 지난 2021년 12월 거대언어모델(LLM) 엑사원 1.0을 발표한 후, 이를 산업 현장에서 쓸 수 있도록 경량화·최적화 해왔다. 

이날 LG가 공개한 엑사원 기술보고서에 따르면, 엑사원 3.5는 구글·메타·알리바바 같은 글로벌 빅테크 AI 모델과 성능 비교에서 사용성, 코딩, 수학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어·영어의 긴 문장을 이해하고 처리하는 장문 처리 능력이 뛰어났다.

LG, 한국의 AI 생태계 주도할까  

LG는 AI 매개변수(파라미터) 용량에 따라 온디바이스(기기 내장)용 초경량(24억 파라미터), 범용 경량(78억 파라미터), 고성능(320억 파라미터) 등 3종의 엑사원 3.5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AI 개발 원본 코드가 공개돼, 누구나 확인·검증하고 연구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엑사원(EXAONE) 3.5 모델 3종 오픈소스로 공개. 사진 LG AI연구원

엑사원(EXAONE) 3.5 모델 3종 오픈소스로 공개. 사진 LG AI연구원

지난 8월 엑사원 3.0은 경량 모델만 공개했는데, LG는 이번에 고성능 모델까지 공개했다. 오픈소스 AI 진영의 리더 격인 메타(페이스북 운영사)와 유사한 행보다. 오픈AI는 챗GPT 서비스와 API(응용 프로그램)를 유료로 제공하는 반면, 메타는 자사 AI 모델 ‘라마’를 오픈소스로 공개하며 AI 연구·담론에서 리더십을 인정받고 있다. LG AI 연구원은 “이번 엑사원 공개가 개방형 AI 연구 생태계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자체 기술로 개발한 AI 모델은 국가 AI 경쟁력 제고에 기여한다”라고 덧붙였다.


보안·비용 잡아 첨단 기술 업무도 

엑사원 기반의 기업용 AI 비서 ‘챗엑사원(ChatEXAONE)‘도 9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LG 그룹 계열사 임직원들이 사내 보안 환경에서 내부 데이터 유출 걱정 없이 검색, 문서 요약·번역, 보고서 작성, 데이터 분석, 코딩 등 업무에 활용한다는 설명이다. 챗엑사원은 질문·답변에서 한국어 단어 2만개(영어 단어 2만3000개)를 동시 처리할 수 있는데, 내년 상반기 중 4배로 늘릴 계획이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지난 11월 'LG AI 인사이트 2024'에서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LG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지난 11월 'LG AI 인사이트 2024'에서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LG

 
LG에 따르면, 챗엑사원은 여러 개의 질문이 섞인 복합적인 질문을 던져도 이를 분석해 보고서 수준의 결과물을 내놓는 ‘심층 분석’과 ‘범용/논문/유튜브’ 등 목적에 따라 검색 범위를 선택해 정확한 출처 기반 답변을 내는 ‘출처 선택’ 기능도 갖췄다. AI 답변의 정확도를 높이는 검색증강생성(RAG) 기술과 사용자 질문을 분해해 논리적 답변을 생성하는 다단계추론(MSR) 기술이 적용됐다.

LG AI 연구원 측은 “계열사별로 각기 다른 클라우드 환경에서도 보안과 비용 걱정 없이 AI 비서를 쓸 수 있게 최적화했다”라고 중앙일보에 밝혔다. 예를 들어, LG디스플레이는 국가전략첨단기술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온프레미스(기업 자체 서버)를 사용하는데, 이런 환경에서도 적은 비용·전력으로 AI 비서를 쓸 수 있도록 모델 경량화 등을 거쳤다는 설명이다. 

챗엑사원은 14개 직무, 133개 업무별 특화된 지시문을 추천하고 맞춤 답변을 내놓는다. LG AI 연구원은 “10만 명에 달하는 그룹 내 사무직원들이 AI 비서를 활용하는 게 목표”라며 “임직원들의 반응을 수렴해 직무와 업무 분류를 계속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