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관계 들킬까 살해'...북한강 시신 유기 양광준 첫 재판

동료 여성 군무원을 살해한 뒤 북한강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 군 장교 양광준. [사진 강원경찰청]

동료 여성 군무원을 살해한 뒤 북한강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 군 장교 양광준. [사진 강원경찰청]

법정 들어선 양씨 방청석 살펴봐 

함께 근무하던 여성 군무원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강원 화천 북한강에 유기한 군 장교 양광준(38)이 첫 공판에서 공소사실에 대해 이렇다 할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춘천지법 형사2부(김성래 부장판사)는 12일 오전 10시 살인, 사체손괴, 사체은닉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양씨의 첫 공판을 열었다. 양씨 변호인은 공소사실 인정 여부를 다음에 답변하겠다며 한 차례 더 재판을 열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내년 1월 16일 재판에서 피고인 측 공소사실 인정 또는 부인 진술을 듣고 증거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날 법정에 들어선 양씨는 방청석 쪽을 한차례 살펴본 뒤 검찰이 공소사실을 낭독하는 동안에는 눈을 질끈 감았다. 변호인은 재판이 끝난 뒤 취재진에 “객관적인 사실관계는 인정한다”며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계획범죄 유무 등에 답변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씨는 지난 10월 25일 오후 3시쯤 부대 주차장에 있던 자신의 승용차에서 A씨(33)씨와 말다툼을 하다 격분해 목을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이튿날 오후 9시40분쯤 화천 북한강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달 6일 강원도 화천 북한강 일대에서 여성 군무원을 살해한 뒤 북한강에 시신을 유기한 군 장교 양광준 사건의 현장 검증이 열리고 있다. [뉴스1]

지난달 6일 강원도 화천 북한강 일대에서 여성 군무원을 살해한 뒤 북한강에 시신을 유기한 군 장교 양광준 사건의 현장 검증이 열리고 있다. [뉴스1]

변호인 "구체적인 범행 동기 답변 준비할 것" 

양씨는 경기도 과천에 있는 국군사이버작전사령부 소속 중령(진)으로 10월 28일 서울 송파구에 있는 산하 부대로 전근 발령을 받았다. 숨진 A씨는 같은 부대에 근무했던 임기제 군무원이었다. 


경찰 조사 결과 양씨는 범행 당일 아침 출근길에 연인관계이던 A씨와 카풀을 하며 이동하던 중 말다툼을 했고, A씨와 관계가 밝혀지는 것을 막고자 범행을 저질렀다. 이후 인근 공사장에서 시신을 훼손한 양씨는 강원도 화천으로 이동해 시신이 떠오르지 않도록 봉투에 돌덩이를 함께 넣어 유기했다. 또 피해자 휴대전화로 가족과 지인·직장 등에 문자를 보내 피해자가 살해당한 사실을 은폐하려 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이 프로파일러(범죄분석관)를 조사에 참여시켜 범죄 행동을 분석한 결과 지능적으로 시체를 훼손·은닉하고, 살해 의도도 있는 등 계획범죄 성향이 일부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