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성장률 높아진 日, ‘엔 캐리’ 청산 우려
10일 발표한 일본의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7% 오르면서, 10월(3.6%)보다 상승 폭이 소폭 확대했다. 과거 수치와 비교하면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높다. 이보다 먼저 발표한 지난달 일본 도쿄도 소비자물가지수도 전년 동월 대비 2.2% 오르면서 BOJ 물가 상승률 목표(2%)를 웃돌았다. 여기에 최근 발표한 3분기 일본 경제성장률도 연율 기준 1.2%로 수정되면서, 지난달 발표한 속보치(0.9%)를 크게 상회했다.
금리 인상 높아졌지만, BOJ 내부 의견 갈려
문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커진 대외 경제 불확실성이다. BOJ 내부에서도 기준금리를 올리더라도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까지는 일단 미뤄야 한다는 신중론이 존재한다. 지난 5일 대표적 BOJ ‘비둘기파(통화 완화 정책 찬성)’로 꼽히는 나카무라 도요아키 일본은행 정책위원은 “금리 인상에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이번 달에 인상하려면 데이터를 살펴봐야 한다”며 신중론을 펼쳤다.
日 금리 인상 시간 문제…“美 금리 인하가 부추겨”
특히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확률이 높다는 점도 BOJ 금리 인상을 부추기는 요소다. 캐롤 콩 호주 커먼웰스 은행의 통화 전략가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다음 주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로 인해 엔화 가치가 달러보다 약세를 보이면서 BOJ가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짚었다.
“추가 ‘엔 캐리’ 청산 배제 못해”…불안정성 우려
외국인 자금 이탈을 방어해야 하는 정부와 한은이 쓸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점은 고민거리다. 특히 한은은 탄핵 정국으로 더 부진한 내수를 부양하기 위해 높은 금리를 마냥 고수하기 힘들다. 정부와 한은이 경기 부양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확산하면,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충격도 커질 수 있다.
이주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12월에 열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완화적으로 BOJ가 긴축적으로 해석될 경우 달러 대비 엔화 가치 상승세가 빨라질 수 있다”면서“지난 8월과 같은 급격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및 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아직 일본 내국인의 엔 캐리 물량은 남아있는 만큼 추가 청산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