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 20년 만에 여성 상임위원장 전멸…'백인 남성' 독식

지난 2019년 11월 미국 워싱턴의 연방 의회 의사당 건물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019년 11월 미국 워싱턴의 연방 의회 의사당 건물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내년 1월 개원하는 제119대 미국 연방 의회 하원 상임위원회 위원장은 모두 백인 남성이 맡게 됐다. 이에 따라 미 연방 하원에선 20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 상임위원장이 단 한 명도 없게 됐다.

 
15일(현지시간) 미 ABC 방송에 따르면 다수당인 공화당 하원 운영위원회가 지난 12일 발표한 차기 하원 상임위원장 17명 명단에는 여성이나 유색 인종이나 한명도 없다. 미국 의회는 다수당이 상임위원장을 독식하는 구조다. 공화당은 지난달 5일 대선과 함께 치러진 하원 의원 선거에서 220석을 얻으며 민주당(215석)을 제치고 다수당이 됐다.

 
미 하원에서 여성 상임위원장이 단 한 명도 없는 것은 2005∼2006년 제109대 의회 이후 처음이다. 역시 공화당이 다수당이었던 현 118대 의회에선 3명의 여성 상임위원장이 있다. 이중 케이 그레인저(텍사스) 세출위원장, 케이시 맥모리스 로저스(워싱턴) 에너지·상무위원장은 올해 선거에 출마하지 않았다. 올해 81세의 버지니아 폭스(노스캐롤라이나) 교육·인력위원장은 11선에 성공했지만 6년인 상임위원장직 최대 수행 기간을 넘겼다.

 

마이크 존슨 미국 하원의장이 지난 10일 미 연방의회에서 열린 공화당 지도부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존슨 의장 오른쪽은 스티브 스칼리스 공화당 원내대표. EPA=연합뉴스

마이크 존슨 미국 하원의장이 지난 10일 미 연방의회에서 열린 공화당 지도부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존슨 의장 오른쪽은 스티브 스칼리스 공화당 원내대표. EPA=연합뉴스

공화당이 백인 남성으로 상임위원장 자리를 채울 것이란 전망은 인선 발표 이전부터 제기됐다. 지난 10일 공화당 소속의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취재진 질문에 “상임위원장은 매우 중요한 직책이지만 모든 의원의 참여를 끌어내야 한다”며 “공화당엔 뛰어난 여성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들의 목소리를 소중히 여긴다. (당에선) 모든 이가 동등한 발언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차기 하원에서 외교위원장은 아프가니스탄전쟁 상이용사 출신인 대북 강경파 브라이언 매스트(플로리다), 군사위원장은 마이크 로저스(앨라배마) 의원이 맡게 됐다. 이외에 농무위원장엔 글렌 톰슨(펜실베이니아), 세출위원장에 톰 콜(오클라호마), 예산위원장에 조디 애링턴(텍사스), 교육·인력위원장에 팀 월버그(미시간), 예너지·상무위원장에 브렛거스리(켄터키) 등이 내정됐다.

 
스티브 스칼리스(루이지애나)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상임위원장 명단을 발표하면서 “남부 국경 보안부터 미국산 에너지 생산 촉진, ‘바이든플레이션’(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한 싸움, 지역사회 안전 회복에 이르기까지 상임위원장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 의제를 이행하기 위해 일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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