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언급은 14위…한국은 쿠바 다음인 26위
법무법인 대륙아주가 2021년 1월 2일부터 지난달 14일까지 나온 트럼프의 연설 701건과 인터뷰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100번 언급됐다. 국가별 순위는 26위다. 한국 바로 위엔 쿠바가 자리하고 있다. 반면 북한은 287회의 14위로, 트럼프는 한국보다 3배 가까이 북한을자주 입에 올랐다.
트럼프는 한국을 언급할 때 주로 거래의 관점으로 접근했다. 트럼프가 ‘주한미군 철수’ 등 안보 문제를 직접적으로 거론한 적은 드물다. 다만 트럼프가 한국을 ‘머니머신(money machine)’으로 칭하며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해왔고, 특히 관세를 ‘협상의 무기’로 쓰겠다는 말을 반복해왔던 만큼 주한미군 철수가 협상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은 있다.
트럼프의 북한 언급은 주로 ‘김정은, 중국, 러시아, 이란’ 등과 연관해서 등장했다. 트럼프는 김정은에 대해서는 주로 “잘 지내는 사람”이라며 친분을 과시했다. 반면 북한에 대해선 최대 경쟁국인 중국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 중동 전쟁과 배후인 이란 등과 함께 주요 위협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다.
韓, 동맹 중에서도 후순위…상위권엔 ‘적대국’
트럼프가 가장 많이 언급한 국가는 단연 미국(6587회)이었다. 미국을 제외하면 중국(4202회), 러시아(3416회), 멕시코(1810회), 우크라이나(1385회), 이스라엘(1375회), 이란(1109회) 등이 상위권에 들었다.
중국은 올해 3분기까지 2165억 달러의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이다. 트럼프는 중국을 ‘관세, 바이러스, 러시아, 코로나, 자동차, 무역’ 등의 관점에서 중국을 언급했다. 경제는 물론 안보 측면에서도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밖에 트럼프가 자주 언급한 국가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두개의 전쟁’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곳들이 대부분이다. 멕시코의 경우 트럼프가 강조해왔던 불법이민의 주요 경로로 꼽힌다. 관세 등을 활용한 대중 견제, 조속한 전쟁종식, 불법이민자 근절 등은 트럼프가 임기 첫날 행정명령을 통해 해결하겠다고 공언해온 최우선 정책과제들이다.
한편 트럼프가 언급한 국가들 가운데 전쟁의 당사자인 이스라엘을 제외하면 유럽(445회), 독일(282회), 나토(237회), 타이완(212회), 캐나다(206회), 일본(187회) 등 대부분의 미국의 동맹국들의 언급 순위가 한국을 앞서고 있다.
산업별로는 ‘에너지·자동차’…트럼프 경제 우선순위?
산업군 별로는 에너지(energy), 자동차(car), 전기(electric), 석유(oil) 등을 다른 분야에 비해 압도적으로 자주 언급했다. 트럼프가 2기 행정부에서 공약한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산업으로 해당 분야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트럼프는 미국 내 화석연료 시추를 대폭 늘려 에너지 가격을 낮추는 방식으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겠다는 구상을 밝혀왔다.
미국내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선 자동차 산업이 핵심이 될 전망이다. 실제 트럼프가 언급한 자동차의 연관어는 ‘근로자·전기·멕시코·중국’ 등이었다. 전기차 의무화와 보조금 지급을 폐지하고, 해외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에 대한 고관세 정책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
그는 이어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기업과 기관들이 정확한 대미 전략을 수립하고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선 왜곡된 정보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