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동 주미대사가 지난 4월 3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 라파예트에 위치한 퍼듀대에서 열린 SK하이닉스 투자 발표 행사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SK 하이닉스는 웨스트 라파예트 지역에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을 위한 첨단 패키징 시설을 짓고 관련 연구개발(R&D)을 위한 투자를 집행한다고 밝혔다. 사진 주미한국대사관
내년 1월 임기가 끝나는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지원법(CHIPS Act·칩스법)에 따라 SK하이닉스에 6600억 원대 직접 보조금 지급을 확정 지었다. 미 상무부는 19일(현지시간) SK하이닉스에 최대 4억5800만 달러(약 6640억원)의 직접 보조금과 정부 대출 최대 5억 달러(약 7250억원)를 지원하는 내용의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미 상무부는 “이번 투자는 SK하이닉스가 인디애나 주에 첨단 패키징 시설을 구축해 미국 반도체 공급망의 중요한 공백을 메우는 데 지원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 주에 38억7000만 달러(약 5조5000억원)를 투자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 메모리 칩을 생산하기 위한 첨단 패키징 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 미 상무부는 “SK하이닉스의 투자로 약 1000개 이상의 신규 일자리와 차세대 HBM 반도체 생태계가 구축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는 칩스법에 따른 보조금 지급을 최대한 서둘러 확정하고 있다. 인텔(78억 달러), TSMC(66억 달러), 마이크론(62억 달러) 등 미국 투자 계획을 밝힌 대부분의 주요 반도체 기업에 보조금 지급이 확정됐다. 한국 기업 중에서는 지난 5일 SKC 자회사인 반도체 유리기판 회사 앱솔릭스가 7500만 달러(약 1080억원)의 보조금을 받기로 확정됐다. 이날 SK하이닉스에 대한 보조금까지 확정되면서 삼성전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반도체 기업이 보조금 계약을 마무리했다.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짓고 있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신공장. 완공되면 4나노미터(㎚·1㎚=10억 분의 1m)와 2나노 공정의 칩이 본격적으로 생산될 방침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삼성전자는 440억 달러(약 63조원)를 투자해 텍사스 주 테일러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신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미국 정부는 지난 4월 삼성전자에 약 64억 달러(약 9조2000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예비거래각서(PMT)를 맺고 구체적인 내용을 협상 중이다. 삼성전자도 조만간 미 상무부와 협상을 마무리 짓고 보조금 지급을 확정 지을 것으로 보인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도 지난달 20일 “이번 정부의 임기가 끝나기 전까지 (약정됐던) 모든 보조금을 지급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다음달 20일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지원법에 대해 “너무 나쁜 거래”라고 비난하면서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 반도체 기업들이 알아서 미국에 공장을 지을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이희권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