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14일에 열리는 차기 체육회장 선거를 앞두고 정식으로 출마 등록한 후보는 무려 6명에 이른다. 역대 가장 치열한 경쟁구도다. 현 회장인 이기흥 후보가 기호 1번을 받았고 김용주 후보 2번, 유승민 후보 3번, 강태선 후보 4번, 오주영 후보 5번, 강신욱 후보가 6번을 달고 19일간의 공식 선거전에 돌입했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체육계의 시선은 각종 비위 혐의로 인해 ‘체육회장 직무 정지’ 상태에서 출마한 이기흥 후보의 3선을 저지할 대항마가 나올지 여부에 모아졌다. 결과적으로 이른바 ‘체육계 야권’ 후보 5명이 난립한 현재 상황은 과유불급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권 후보 단일화에 실패한 것에 대해 유승민 후보는 “단일화 방식에 대해 논의하는 과정에서 내 나이가 화두가 됐다”면서 “그걸 보면서 ‘나이에 대한 편견이 아직 있나’라는 물음표가 생겼고, 더 이상 단일화 논의를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세대를 가르자는 게 아니라 나이와 관련한 논쟁은 구시대적이다. 낡은 사고부터 바꿔야 대한체육회가 바뀐다”면서 “열정, 능력, 비전, 정책을 봐야 체육회가 바뀐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유승민 후보 캠프 관계자는 “당초 유승민 후보는 여론 조사를 통해 국민의 뜻에 따르자는 의견을 냈다”면서 “하지만 ‘나이 어린 사람이 연장자에게 양보하라’는 식의 논의가 오가는 상황에서 건설적인 이야기를 더하긴 어렵다는 결론이 내려졌다”고 귀띔했다.
야권 후보자들이 하나로 뜻을 모으지 못한 것과 관련해 이기흥 후보의 불확실한 상황이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한 체육계 인사는 “현재로선 이기흥 후보의 3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게 사실이지만, 이 후보는 채용비리, 업무방해, 횡령, 배임, 금품수수 등 여러 건의 비위 혐의로 인한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다”면서 “추후 재선거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야권 후보들이 단일화보다는 각자도생 쪽으로 결론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체육인들 사이에 꽤 퍼져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