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국민 애도하는 참사 당일, 한강선 '불꽃쇼'…업체 해명 보니

29일 마포대교 인근 한강에서 선상 불꽃놀이가 진행됐다. X 캡처

29일 마포대교 인근 한강에서 선상 불꽃놀이가 진행됐다. X 캡처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29일 당일 저녁 서울 여의도 한강에선 유람선 불꽃놀이가 열렸다. 서울시는 "유람선 업체 측에 취소를 요청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고 했고, 해당 업체 대표는 "외국인 단체 관광객 예약이라 당일 취소가 불가능했다"며 사과했다.

해당 유람선은 서울시가 마련한 '2024 한강 페스티벌 겨울' 중 하나로 진행됐다. 승객 800여명을 태울 수 있는 4층짜리 크루즈다. 서울시 홈페이지 홍보문구엔 '한강 초대형 유람선에서 음악에 맞춰 연출되는 불꽃쇼를 즐길 수 있다'고 소개돼 있다. 참가비는 성인 4만원씩을 받았다.

항공기 참사가 난 당일에도 유람선은 오후 5시 김포 여객터미널을 출발해 서울 여의도 한강에 다다랐다. 오후 6시 30분쯤엔 배 위에서 불꽃쇼가 이뤄졌다. 업체 설명에 따르면, 약 50여발이 상공 200m에 발사됐다고 한다.

한강 불꽃놀이 유람선. 현대해양레저 홈페이지

한강 불꽃놀이 유람선. 현대해양레저 홈페이지

하지만 불꽃놀이 직후부터 시민들의 항의 민원이 잇따랐다. 한강변 아파트에 사는 30대 남성 A씨는 "집에서 뉴스를 보고 있는데 밖에서 '펑펑' 폭죽 터뜨리는 소리가 났다"며 "이미 승객 돈을 받은 거라 어쩔 수 없다 해도 국가적 추모날에 좀 자제했으면 싶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시가 주관한 것이 아니고 민간 행사를 허가해 준 것"이라며 "업체 측에 취소 요청을 강하게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서울시가 기획한 축제 프로그램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관리 책임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는 31일에 예정됐던 유람선 운행 일정은 취소됐다.


김진만 현대해양레저 대표는 "(불꽃놀이 당시에는) 국가애도기간 선포 전이었고 너무 급작스러운 상황이라 판단이 미숙했다"면서 "다만 외국인 단체와 다문화 어린이, 사회봉사단체 등 200여명 탑승이 결정된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어려운 관광업계 현실이 하지 말아야 할 행사를 구분하게 어렵게 한 것 같다. 잘못된 행동이 맞고 여객기 사고 희생자 및 유족에게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