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후 7시 무안국제공항 1층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마련됐다. 10평 남짓한 공간으로 꾸려진 분향소엔 희생자들의 위패와 사진 등이 놓였고, 유족은 환하게 웃고 있는 희생자들의 사진을 보고 흐느꼈다. 분향소 앞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경제부총리과 우원식 국회의장이 보낸 추모 화환 등 이 놓였고, 공항 1층 외벽엔 50개가 넘는 화환이 줄을 지었다.
이날 분향은 유족부터 시민 순으로 이어졌다. 유족들은 순서대로 분향소에서 희생자의 넋을 기렸다. 유족들은 “여깄잖아. 여기” “왜 거기가 있어”라고 울먹이며 영정사진을 향해 손을 뻗었다. 분향을 마친 유족들은 하나같이 충혈된 눈과 상기된 얼굴로 분향소를 빠져나왔다. 한 유족은 분향을 마친 뒤 “놔봐!”라고 소리치며 다시 분향소로 돌아갔고 “아이고 어떡해. 이대로 못 보낸다”며 통곡했다. 유족들이 분향을 마치고 돌아간 뒤에도 무안공항 1층과 2층 텐트 곳곳에선 울음소리가 계속됐다.
아들 둘과 분향소를 찾은 김수련(42)씨는 “희생자 중 가족 단위가 많던데 남 일 같지 않다. 올해의 마지막 날이라도 위로하고 싶은 마음에 왔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직장인 박수빈(28)씨는 “해외 출장을 다녀온 지 2주밖에 안 됐는데 이런 사고가 나서 더 마음이 아프다. 안 오면 후회할 것 같아서 연차를 사용하고 서울에서 왔다”고 말했다.
분향소 준비가 지연되자 일찍 분향하러 온 시민들이 대기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국화 세 송이를 쥐고 공항을 찾은 김우혁(22)씨는 “오전 중에 분향소가 설치된다고 들어 12시쯤 왔다”며 “무안스포츠파크에 마련된 빈소에 가기보단 희생자들이 있는 공항에 직접 찾아오고 명복을 빌러 왔다”고 말했다. 경기도 안양에서 분향소를 찾은 이태경(43)씨는 “2000년 추풍령 경부고속도로 연쇄추돌 참사로 친구를 잃은 경험이 있어 그 마음으로 왔다”며 “아직도 그 친구가 사무치게 그리운데 유족들의 마음은 헤아릴 수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