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12월 29~30일 차기 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5%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여야를 통틀어 두 자릿수의 지지율을 기록한 이는 이 대표가 유일하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8%로 2위를 기록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6%로 3위를 기록했고,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5%로 동률이었다. 우원식 국회의장 4%였고,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 김동연 경기지사,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모두 2%였다.
이 대표는 진보층 뿐 아니라 선거 때마다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온 중도층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자신의 이념 성향을 ‘중도’라고 밝힌 응답자의 38%가 이 대표를 지지했다. 이 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은 중도층 지지율이 5% 이하에 머물렀다.
지역별로도 보수 색채가 강한 대구·경북(21%)과 부산·울산·경남(33%)을 비롯한 전 지역에서 이 대표가 선두였다. 서울은 30%였고, 광주·전라(54%), 경기·인천(39%), 대전·세종·충청(37%)에선 이 대표 지지율이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홍 시장은 정치적 텃밭인 대구·경북(13%)과 대전·세종·충청(13%), 강원·제주(10%)에서 두 자릿수로 선전했다. 한 전 대표도 대구·경북(13%), 강원·제주(11%), 부산·울산·경남(10%) 지역의 지지율이 비교적 높았다.
지지 정당별로는 민주당 지지층의 71%가 이 대표를 지지해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 내에선 홍준표·한동훈 19%, 김문수 15%, 오세훈 13%로 군웅할거(群雄割據) 양상이었다. 엠브레인퍼블릭 송미진 수석부장은 “많은 후보가 나열돼 있다보니 의미를 부여해 해석하기 힘들다”며 “차기 대선 국면이 본격화하기 전이라 응답자들이 명확한 의견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범보수 진영 후보들의 지지율 합은 33%, 범진보 후보들의 지지율 합은 44%였다. 민주당 44%, 국민의힘 29%, 조국혁신당 4%, 개혁신당 3% 순으로 집계된 정당 지지도와 비슷한 양상이다. 대통령감으로 생각하는 인물이 없다거나 무응답을 선택한 비율은 22%로 집계됐다. 향후 무당층의 향배에 따라 상황이 바뀔 여지가 다분하다는 의미다.
‘보수진영 후보로 누가 가장 낫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유승민 전 의원(13%), 홍준표 시장(11%), 한동훈 전 대표(9%), 김문수 장관과 이준석 의원(각 5%), 오세훈 시장과 안철수 의원(각 4%) 순으로 답했다. 없다는 응답자는 40%였다. 유 전 의원의 선전은 민주당 등 야권 지지층의 선택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범진보권 지지도는 이재명 대표(35%),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7%), 김동연 지사와 우원식 의장(각 6%), 김부겸 전 국무총리(4%) 순이었고, 없다는 응답자는 33%였다.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36%)는 의견보다 ‘정치 경험이 많고 노련한 인물이 필요하다’(59%)는 의견이 23%포인트 더 많았다. 12·3 계엄으로 ‘정치 신인’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높아진 데다, 대선 출마 경험이 있는 이 대표의 지지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여론조사 어떻게 진행했나
이번 조사는 중앙일보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2024년 12월 29일~30일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가상번호) 면접 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15.3%(6568명 중 1006명)이며 2024년 11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부여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최대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