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치·약·한의대도 198명 수시모집 미충원…지역인재전형서 세 배 이상 증가

지난달 30일 서울의 한 의과대학 앞으로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뉴스1

지난달 30일 서울의 한 의과대학 앞으로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뉴스1

의대·치대·약대·한의대 등 의·약학계열 수시 모집에서 정해진 인원을 뽑지 못해 정시로 이월된 인원이 2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여파로 상위권 학생들의 의·약학계열 복수 지원·합격이 늘어난 영향으로 해석된다. 특히 증원이 집중됐던 비수도권 의대의 지역인재 선발 전형에서 미충원 이월 규모가 크게 늘어났다. 

1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5학년도 수시 미충원 정시 이월 인원은 의대 105명, 약대 50명, 치대 23명, 한의대 20명 등 총 198명으로 조사됐다. 직전인 2024학년도 입시 때 이월된 129명보다 69명 늘었다. 의·약학계열을 보유한 총 55개 대학(의대 25개, 한의대 10개, 치대 8개, 약대 12개)을 분석한 결과다. 

의대는 일반·특별전형 포함해 수시에서 선발하지 못해 정시로 이월된 인원이 전년도(43명)보다 62명 늘었고, 한의대는 전년도(10명)보다 두 배가 증가했다. 중복 합격자들이 더 선호하는 의대를 선택해 빠져나가는 특성을 고려했을 때, 이월 인원 증가는 의대 증원의 영향 때문이라는 게 입시업계의 분석이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의·약학계열 중 미충원 인원이 가장 많은 곳은 대구가톨릭대 의대로 17명이 정시로 이월됐다. 충남대 의대 11명, 건국대(글로컬) 11명, 대구가톨릭대 약대 11명, 부산대 약대 10명, 단국대(천안) 치대 5명, 가천대 한의대 5명 순이다. 

의·약학계열 이월은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의대 이월 인원 105명 중 비수도권 의대가 103명으로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권역별로 보면 부산·울산·경남은 3명에서 29명으로 늘고, 대구·경북은 7명에서 23명으로, 충청은 16명에서 30명으로, 호남은 2명에서 12명으로 증가했다. 서울권 이월 인원은 2명으로 전년도(9명)에 비해 7명 줄었다. 


특히 지역 거주 자격 제한이 있었던 지역인재 선발 전형의 미달 인원이 크게 늘었다. 비수도권 의대 이월 인원 중 절반 이상(55.4%)인 57명이 지역인재 전형에서 채우지 못해 정시로 넘어왔다. 전년도(17명)에 비해 3.4배 늘어났다. 

정시 원서 접수는 각 대학별 일정에 따라 오는 3일까지 진행된다. 의·약학계열의 정시 이월 인원이 늘어난 가운데, 수시와 달리 수도권 학생들도 전국 단위로 모집하는 비수도권 의대에 대거 지원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국어와 수학에서 수능이 쉬워지면서 상위권 고득점 동점자가 많아져 정시 지원 마감 때까지 치열한 눈치 작전이 예상된다”며 “정시에서도 복수 합격으로 인한 이동 때문에 추가모집을 하는 대학이 상당수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전년도 의·약학계열 정시 추가 모집 대학은 의대 5개교 5명, 치대 3개교 4명, 한의대 1개교 1명, 약대 9개교 12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