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그냥 주지 않는다…中은행서 2조 빌린 머스크, 美안보 위협"

"미국 국가 안보에 위험 인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두고 이렇게 주장하는 미 예비역 장성의 글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실렸다. 머스크는 자신의 사업으로 얽힌 중국과 가깝게 지내고 있는데, 그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으로서 차기 행정부 정책에 깊숙이 관여할 것으로 보여 미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 4월 중국 베이징에서 리창 중국 총리를 만나고 있는 모습. 신화=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 4월 중국 베이징에서 리창 중국 총리를 만나고 있는 모습. 신화=연합뉴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미 육군 중장을 지낸 러셀 오너리는 NYT 기고에서 "머스크는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 건설을 위해 중국 정부가 통제하는 은행으로부터 최소 14억 달러(약 2조600억원) 이상을 대출받았다"고 짚었다. 상하이 기가팩토리는 테슬라의 전기차 조립공장으로 테슬라의 전 세계 생산량 절반을 책임지고 있다.

오너리는 "중국은 무언가를 그냥 주지 않는다"며 "중국 현행법에 따라 공산당은 자국에서 사업을 하는 기업에 이를 대가로 정보를 요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공산당이 머스크에게 차기 정권의 실세로서 얻게 된 민감한 기밀 정보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머스크는 차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연방 정부의 예산 삭감과 규제 철폐 등을 맡은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임명됐다. 그러나 그의 영향력은 벌써부터 외교·국방 등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머스크는 트럼프의 대선 승리 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는 자리에도 배석했으며, 이란 측 인사를 만나 양국 긴장 완화 방안을 논의했다. 또 그는 자신이 소유한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미 항공우주국(NASA), 국방부와 계약하면서 미 정부의 비밀 사항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오른쪽)이 지난 10월 일론 머스크 CEO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격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오른쪽)이 지난 10월 일론 머스크 CEO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격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오너리는 이러한 머스크가 중국 공산당에 우호적인 '친중 인사'란 점을 우려했다. 머스크는 지난 2021년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기념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향해 찬사를 보냈다. 이듬해엔 "대만을 중국의 특별행정구로 만들어야 한다"고 발언했다. 또 지난 2023년 당시 중국 외교부장 친강과의 회담에선 "미국과 중국의 디커플링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오너리는 "조사를 통해 머스크가 중국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입증되면, 연방 정부는 머스크의 기밀 접근권을 박탈하는 방안을 포함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머스크가 트럼프의 당선을 위해 거액을 기부했다고 해서 백악관이 국가 안보 위험을 무시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머스크는 트럼프의 대선 승리를 위해 최소 2억6000만 달러(약 3800억원)를 썼다.

일각에선 트럼프 최측근 중 유일한 '친중 인사'인 머스크가 트럼프의 대중국 정책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는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 폭탄'을 예고했는데, 머스크가 이를 실행하는 수위를 낮출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국제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의 야쿠 왕 중국 연구 책임자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머스크는 사업적 이해 관계 때문에 중국의 압력에 취약하다"며 "이런 역학 관계는 공산당이 트럼프의 대중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충분한 기회를 만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