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이란인 마약사범 6명 사형 집행…또 외교 문 닫히나

지난 2023년 8월 1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의 대마초 박물관에서 한 직원이 대마 잎을 보여주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023년 8월 1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의 대마초 박물관에서 한 직원이 대마 잎을 보여주고 있다. AP=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가 마약 밀반입 혐의로 이란인 6명을 처형했다고 AFP·로이터 통신이 사우디 국영 SPA 통신을 인용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 내무부는 성명을 통해 이들이 농축 대마인 해시시를 몰래 반입한 혐의로 담맘에서 사형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단 사형 집행 날짜는 명시하지 않았다.

중동 최대 마약시장이 형성된 사우디는 특히 시리아 등지의 친이란 무장세력과 연계된 마약 밀수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로 인해 사우디는 국제 사회의 비판으로 마약 사범에 대해 유예해 온 사형 집행을 2022년 11월 재개했다. AFP 집계에 따르면 사우디는 지난해에만 마약 밀매 건으로 117명을 처형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사우디는 2023년 기준 중국과 이란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가장 많이 사형을 집행했다. 사우디의 사형 집행이 2022년 170건에서 지난해 최소 338건으로 급증했다고 AFP는 전했다.  


사우디는 사형이 공공 질서를 유지하는 데 필요하며 모든 법적 절차가 정리된 후에만 사용한다는 입장이다.

이란 외무부는 이날 자국민 처형이 국제법 위반이라며 사우디 대사를 불러 강력히 항의했다고 밝혔ㄷ자. 이란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란에 있는 사우디 대사가 소환됐다”고 밝히면서 “사우디의 행동을 용납할 수 없다. 국제법의 규칙과 규범을 위반한 것”이라고 했다.

이번 일로 양국 관계에 균열이 일어날지도 관심사다. 각각 이슬람 수니파·시아파 종주국인 사우디와 이란은 종파 갈등과 역내 패권 다툼으로 오래된 앙숙이다. 두 국가는 2016년 사우디가 시아파 성직자를 사형에 처하면서 끊었던 외교 관계를 2023년 3월 중국의 중재로 복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