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테러는 약한 국경 탓"…바이든, '시추 금지'로 어깃장 검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일(현지시간) 뉴올리언스에서 발생한 트럭 테러 사건을 놓고 연일 “바이든 정부의 느슨한 이민정책 때문”이라는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해 8월 멕시코 국경지대에서 불법 이민자 범죄의 희생자 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해 8월 멕시코 국경지대에서 불법 이민자 범죄의 희생자 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반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퇴임 전 미국 연안 수역에서 원유 시추를 영구적으로 금지하는 법령을 준비하며 트럼프가 공약한 ‘시추 확대’ 공약에 ‘어깃장’을 놓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는 2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나는 바이든의 ‘국경 개방 정책’에 대해 집회와 다른 곳에서 여러 번 언급했다”며 “(그로 인해)상상하거나 믿기 어려운 급진 이슬람 세력의 테러와 여타 형태의 폭력 범죄가 미국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상상보다 훨씬 안 좋은 상황이 됐다”며 “바이든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자 완전한 재앙이고, 그와 그의 깡패집단(thugs)이 한 짓은 잊히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전날에도 “이는 개방된 국경, 약하고 비효율적이며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리더십을 가질 때 일어나는 일”이라며 “미국은 재앙이고 전 세계의 웃음거리가 되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글은 15명의 사망자와 3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뉴올리언스 트럭 테러를 지칭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 연방수사국(FBI)는 용의자 샴수드-딘 자바르의 범행 동기가 이슬림국가(IS)에 대한 충성심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이 지난 1일 뉴올리언스에서 발생한 트럭 테러 사건 발생 지역을 순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경찰이 지난 1일 뉴올리언스에서 발생한 트럭 테러 사건 발생 지역을 순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러나 이번 사건의 원인을 사실상 바이든의 국경정책에 따른 불법이민자 때문인 것으로 몰아가고 있는 트럼프의 주장과 달리, FBI는 이날 회견에서 “용의자 자라르는 미국 시민권자로 2020년까지 육군 예비군으로 복무했다”고 밝혔다.

FBI는 또 트럭 테러 직후 라스베이거스 트럼프 호텔 앞에서 폭발한 테슬라 사이버트럭에 탑승해 있다가 사망한 인물이 미 육군 특수부대 ‘그린 베레(Green Beret)’ 소속의 현역 군인 매튜 리벨스버거인 것으로 확인했다. 그러면서 “뉴올리언스와 라스베이거스 사건 사이에 확실한 연관성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이 이민정책과 관련이 없음에도 트럼프가 연일 국경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바이든 행정부를 공격하는 동시에, 정부 출범과 함께 국경정책을 빠르게 추진하겠다는 정치적 메시지를 예고한 거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1일 라스베이거스 트럼프 호텔 밖에서 폭발한 테슬라 사이버트럭. AP=연합뉴스

지난 1일 라스베이거스 트럼프 호텔 밖에서 폭발한 테슬라 사이버트럭. AP=연합뉴스

 
실제 AP와 멕시코의 에네마스 TV는 “과테말라 국경과 가까운 멕시코 남부에서 수백명의 이주민들이 북쪽을 향해 출발했다”며 “이들은 트럼프가 취임하기 전에 미국 접경지역으로 도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퇴임을 직전까지 트럼프의 공격을 받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가 공약한 미국내 원유 개발을 차단하는 법령으로 트럼프의 공약 이행을 막을 준비를 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 캠프 데이비드에서 뉴올리언스 트럭 테러와 관련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 캠프 데이비드에서 뉴올리언스 트럭 테러와 관련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가 취임하는 20일 이전에 일부 미국 연안 수역에서 석유와 가스 신규 개발을 영구적으로 금지하는 법령의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해당 법령은 특정 수역에서의 석유 및 가스 개발을 영구적으로 막는 동시에 개발금지 대상 지정의 철회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하지 않도록 한 것으로 파악된다.

블룸버그는 이에 대해 “관련 행정명령이 발표될 경우 선거 기간 석유와 가스 개발의 대대적 확대를 공약한 트럼프의 에너지 정책 추진 구상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