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은 5일(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디펜딩 챔피언 태국을 3-2로 물리쳤다. 지난 2일 1차전 홈 경기에서 2-1로 이겼던 베트남은 이로써 합계 점수 5-3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베트남은 박항서 감독이 이끌던 2018년 대회 이후 6년 만에 통산 세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태국은 대회 3연패이자 통산 8차례 우승 도전이 불발됐다.
조별리그부터 결승까지 8경기를 치르면서 단 한 경기도 패하지 않은 무패 우승이다. 김상식 감독의 베트남은 조별리그에서 3승 1무(승점 10)로 B조 1위를 차지하고 4강에 진출했다.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 하혁준 감독의 라오스 등을 제치고 한국인 사령탑이 이끄는 팀 중 유일하게 4강 토너먼트에 올랐다. 김 감독은 일본 출신 이시이 마사타다 태국 감독과 펼친 '사령탑 한일전'에서도 승리했다.
한국 팬들에게도 미쓰비시컵은 친숙하다. 스즈키컵(미쓰비시컵의 전신) 시절이던 2018년 박항서 감독이 이끈 베트남이 우승한 이력이 있다. 박 감독이 베트남 지휘봉을 잡고 경쟁력을 끌어 올린 덕분에 동남아 축구계에선 한국인 사령탑 대한 평가가 높아졌다. 이번 대회는 10개국이 5개국씩 두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2위 팀이 4강 토너먼트를 치렀다.
지난해 5월 베트남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처음 나선 미쓰비시컵에서 우승을 지휘해내며 주가를 한껏 높였다. 2021년 K리그1 전북 현대의 지휘봉을 잡으며 감독 생활을 시작한 김 감독은 데뷔 시즌 K리그 우승, 이듬해 FA컵(현 코리아컵) 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2023년 5월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다.
이후 베트남 감독을 맡았지만 부진했다. 김 감독은 데뷔전 승리 후 4경기 연속 무승(1무 3패)에 그치며 많은 비판을 받았다. 박항서 감독과도 비교되며 입지가 크게 흔들렸다. 베트남축구협회는 이번 대회에서 김 감독에게 준우승 이상의 성적을 요구했다. 김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기적을 쓰며 반등에 성공했다. 무려 6년 동안 베트남을 이끈 박 감독처럼 '장기 집권'을 이어갈 발판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