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와 'AI 동맹' 맺은 LG전자, AI 홈부터 열 관리까지 협업

LG전자가 올해 출시 예정인 AI(인공지능) 로봇 Q9에 빅테크 마이크로소프트(MS) 기술을 입힌다. AI 홈을 효과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이동형 집사 로봇의 두뇌를 더 똑똑하게 만들겠다는 건데, 양사의 동맹은 AI 데이터센터로도 확장한다. 

LG전자는 CES 2025 개막을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양사의 파트너십을 전격 발표했다. 글로벌 미디어를 초청해 ‘공감지능과 함께하는 일상의 라이프스 굿’을 주제로 가진 콘퍼런스(LG 월드 프리미어)에서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 6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LG 월드 프리미어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 6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LG 월드 프리미어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조주완 LG전자 CEO(최고경영자)는 ‘공감지능’을 언급하며 운을 뗐다. 공감지능은 LG전자가 지난해 CES에서 처음 제시한 AI 개념이다. LG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홈 플랫폼 기업인 ‘앳홈’을 인수해 170개 이상 브랜드의 IoT(사물인터넷) 기기를 LG 가전과 연결하고 있다. 출시 준비 중인 AI 홈 허브 ‘Q9’는 생성 AI를 기반으로 사용자와 대화하고 집안 가전을 제어한다. 조 CEO는 LG전자가 보유한 IoT 생태계에, 유능한 AI 비서를 입혀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며 MS와 협력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MS와 기술 협력으로 Q9에 탑재된 AI 비서 기능을 고도화한다. LG전자는 여기에 방대한 고객 정보를 더해 통합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저드슨 알토프 MS 수석부사장 겸 최고상업책임자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MS의 첨단 AI 기술과 LG전자의 가전 분야 리더십을 결합하면 새로운 가능성을 이끌어내고 전 세계 고객에게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AI 홈 비서가 고객의 요구를 예측하고 선호도를 파악하는 것을 넘어 일상 여러 공간에서 이 경험을 확장해 갈 것이라고 했다.  

 


양사는 MS의 글로벌 데이터센터에 LG전자의 냉각 솔루션을 적용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LG전자는 초대형 냉방기 ‘칠러’를 앞세워 미국 등에서 대형 수주를 따내고 있다. 최근에는 이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아예 관련 사업부를 별도 조직(ES 사업본부)로 떼어냈다. 저드슨은 “차세대 AI 데이터센터를 더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한 형태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주완 LG전자 CEO가 6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LG 월드 프리미어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조주완 LG전자 CEO가 6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LG 월드 프리미어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그동안 LG전자와 MS는 차량 인포테인먼트 솔루션과 빌딩 공조 솔루션 등 여러 서비스에서 협력해왔다. LG전자가 축적한 빅데이터가 풍부하고 AI 기반 신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만큼 빅테크에도 매력적인 협업 대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LG 월드프리미어에서 이동형 AI 홈 허브인 Q9이 고객과 대화하는 모습. 사진 LG전자

LG 월드프리미어에서 이동형 AI 홈 허브인 Q9이 고객과 대화하는 모습. 사진 LG전자

공감지능이 바꿀 미래는 

이날 LG전자는 배우들의 짧은 일상극을 통해 공감지능의 구체적 모습을 보여줬다. 한 남성이 잠에서 깨니 LG전자의 Q9이 “지난 밤 기침 소리가 들려 방 온도를 높였다”라고 말한다. Q9이 남성의 일정을 훑은 뒤 “오후에 특별한 일정이 없는데 어머니 병원 정기검진에 같이 가는 건 어떠느냐”고 제안도 한다. 회사로 출근하는 도중엔 차량에 탑재된 AI 기술(인캐빈 센싱)이 측정한 남성의 심박수가 높다며 편안한 음악을 알아서 틀어준다. 사고를 인지해 다른 길을 안내하고 교통 체증으로 회의에 늦을 것 같다고 예측해 차에서 화상회의를 하라고 추천하기도 했다. 퇴근 후 돌아온 집에서 거실 TV는 평소 시청 이력을 토대로 맞춤 콘텐트를 튼다. 조 CEO는 “언제 어디서나 공감지능을 통해 총체적인 고객 경험을 창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힙합 뮤지션 윌아이엠이 무대에 깜짝 등장해 블루투스 스피커 LG 엑스붐과의 협업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힙합그룹 블랙아이드피스의 멤버인 윌아이엠은 한국 투애니원, 싸이 등과 공동 작업한 뮤지션으로 국내에서도 알려져 있다. LG 엑스붐은 향후 윌아이엠의 AI 기반 라디오 앱과 연결해 음악이나 라디오 뉴스를 듣다가 궁금한 내용을 물어보면 엑스붐의 AI가 답하는 식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그는 “새로운 LG 엑스붐 시리즈 목표는 이미 존재하는 것을 복제하는 게 아니라 스피커를 재창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