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공약' 감세·국경 원샷 처리한다…"메가마가 법안 출현"

미국 공화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 공약인 감세와 불법 이민 차단을 하나의 패키지 법안으로 처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오는 20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직후 기세를 몰아 핵심 공약 두 가지를 '원샷'으로 처리하는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미 언론에선 트럼프를 상징하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슬로건에 빗대 '메가 마가 법안'이란 용어까지 등장했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전날 당 지도부와의 회의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을 원한다"며 이같은 패키지 법안 처리를 언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달 12일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달 12일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존슨 의장은 4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같은 단일 법안에 ▶대규모 불법 이민자 추방 예산 등 국경안보 사항 ▶올해 만료되는 트럼프 감세 연장 문제 ▶부채한도 인상 혹은 폐지 ▶연방정부 규제 축소 ▶딥스테이트(연방 정부 내 기득권 공무원 집단) 해체 등의 내용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각 법안은 그 자체로 복잡한데, 이 모든 것을 하나의 큰 패키지로 묶는 것은 워싱턴 정가에서 이전에 해온 방식과는 다르다"며 "메가 마가 법안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원래 공화당 지도부는 트럼프의 공약 중 불법 입국을 차단하기 위한 국경 문제를 먼저 처리하고, 여유가 생기면 감세 연장법을 나중에 처리하려고 했다. 감세안은 트럼프 1기인 2017년 통과됐는데, 이번에 연장되지 않으면 올해 말 종료된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CNN은 "최근 하원의장 선출 투표가 진통을 겪었던 것을 고려하면 공화당이 법안 두 개를 쪼개서 추진할 여력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트럼프팀 내에 있다"고 전했다. 현재 공화당은 근소한 의석 차(상원 6석, 하원 2석)로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탈표가 발생할 경우 법안 통과를 장담할 수 없다. 당내 분열을 막기 위해 트럼프의 정치 동력이 충분한 초반에 법안을 밀어붙이자는 것이다.  

여기에 내년 11월 중간선거 일정을 고려하면 정권 출범 초기에 신속히 처리하는 게 낫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늦어도 오는 5월까진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게 존슨 의장의 구상이다. 

공화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 공약인 세금 감면과 불법 입국 차단을 하나의 패키지 법안으로 처리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AP=연합뉴스

공화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 공약인 세금 감면과 불법 입국 차단을 하나의 패키지 법안으로 처리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AP=연합뉴스

미 언론에 따르면 공화당은 민주당의 협조 없이도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예산 조정 절차를 활용할 계획이다. 이 절차를 적용하면 상원에서 민주당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활용할 수 없게 돼, 과반 의석인 공화당만으로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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