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에선 108명의 의원이 맹윤(맹렬한 친윤)·찐윤(진짜 친윤)·친윤·멀윤(멀어진 친윤)·비윤·반윤 등으로 헤쳐모이는 중이라는 평가다. 윤 대통령 1차 체포영장 마지막 날이던 6일,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44명이 모여 ‘체포 반대’를 외친 게 분기점의 기화였다.
두 의원이 선봉대 같다면, 지난 4일 관저 앞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한 강승규·구자근·박성민·이인선·이철규·임종득·조배숙·조지연 의원 등은 ‘찐윤’이다. 당시 연단에 오른 이철규 의원은 “애국 국민이 108명의 의원을 당선시켜줬다. 잘못된 탄핵을 바로잡기 위해 그릇된 판단으로 흩어진 의원들이 한뜻으로 뭉치겠다”고 강조했다. 이 집회는 ‘아스팔트 우파’를 이끄는 전광훈 목사가 주도했다. 참석자들은 ‘계엄 합법’, ‘부정선거 검증’ 등의 피켓을 들었다.
야당의 내란죄 삭제 파동 후인 6일엔 맹윤·찐윤 외 30여명의 의원이 관저 앞으로 모여들었다. ‘범친윤’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윤 대통령에 대한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월권이라 비판하며 “윤 대통령의 계엄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법 집행 과정 자체가 오류투성이”라고 주장한다. 도합 44명의 의원이 관저 앞을 오갔는데, 이들 중에도 충성도에 따라 핵심과 주변부로 나뉘었다고 한다. 익명을 원한 관계자는 “이날 관저에 모인 의원은 친윤 핵심의 연락을 미리 받은 의원과, 나중에 집결 소식을 듣고 자발적으로 참여한 의원들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일부 찐윤의 추동에 어정쩡하게 있으며 눈치 보던 의원들이 모였다는 것이다.
맹윤·찐윤에 눈치 보는 친윤까지 한 데 모인 건 보수 진영의 여론을 주도하다시피 하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를 외면할 수 없는 현실과 최근 회복세에 접어든 여당 지지율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학과 교수는 “친윤 그룹과 대척점에 섰던 친한계가 한동훈 전 대표 사퇴로 쪼그라들면서 견제 세력이 사라진 것도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범친윤 외에 국민의힘에는 공개적인 발언을 삼가는 ‘멀윤’, 윤 대통령과 계엄에 비판적이되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에도 날을 세우는 ‘비윤’ 그룹이 존재한다. 여권 관계자는 “친윤계에 비해 덜 부각되지만 멀윤·비윤 의원도 40여명 규모”라고 설명했다. 14일 탄핵안 표결 때 공개 찬성 입장을 밝힌 7인은 ‘반윤’으로 분류된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현재 국민의힘의 분파가 여러 갈래로 나뉘었다지만 세력 구심점은 보이지 않는다”며 “조기 대선으로 갔을 때 범친윤계의 우파 결집론에 힘이 실린다면 필패”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