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J중공업 부활...조선·건설 쌍끌이로 4조7000억원 최대 실적

HJ중공업 전경. 사진 HJ중공업

HJ중공업 전경. 사진 HJ중공업

HJ중공업은 지난해 조선 부문에서 1조7500억원을 수주해 전년 대비 300% 증가한 규모의 일감을 따냈다고 8일 밝혔다. 영도조선소 단일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다. 건설 부문에서는 공공 공사 1조3000억원, 도시정비사업 8000억원, 기타 민간·해외공사 8400억원 등 3조원에 달하는 수주를 했다. 지난해 전체 수주액은 4조7000억원에 이른다. 

이번 성과는 경기 침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외 여건이 악화한 가운데 적극적으로 수주전에 나선 것이 주요했다는 평가다. 특히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역량이 수주 낭보로 이어지면서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특수선 사업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HJ중공업은 해군의 유도탄고속함 18척 성능개량사업과 대형수송함인 독도함과 고속상륙정(LSF-II) 창정비 사업을 따냈다. 해경의 3000톤급 경비함 1척, 신형 고속정 4척 신규 건조사업 등을 수주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상선사업 분야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탈탄소 기술에 중점을 둔 친환경 선박 개발에 매진하면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결과 유럽 여러 선주사로부터 총 8척(1조 2000억 원 규모)의 79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친환경 컨테이너선을 수주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이들 모두 유사 선형이어서 반복건조에 따른 생산성과 수익성 증대 효과까지 기대된다.  

지난해 10월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24 국제해양플랜트 전시회'. HJ중공업 부스에서 관계자들이 전시물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송봉근 기자

지난해 10월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24 국제해양플랜트 전시회'. HJ중공업 부스에서 관계자들이 전시물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송봉근 기자

hj중공업 연혁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HJ중공업]

hj중공업 연혁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HJ중공업]

건설 분야 실적도 고공행진을 했다. 특히 강점을 갖춘 공공 공사 분야에서 약 1조3000억원을 수주했다. 전년도 7000억원과 비교하면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새만금국제공항과 GTX-B노선 3-2공구 등 굵직한 사업을 따냈고, 필리핀 세부 신항만 건설공사를 2800억원에 수주했다. 수주 잔량도 지난달 말 기준 조선·건설 부문을 합한 금액만 9조3000억원에 달한다.  


HJ중공업은 한 때 조선 경기 침체 등을 이기지 못하고 채권단 자율협약을 맺은 뒤 사하구 다대동 공장 등 각종 자산을 매각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이후 고통과 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먹거리 창출과 고부가가치 사업으로의 전환에 성공해 이런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HJ중공업 관계자는 “조선과 건설의 부문별, 사업부별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공격적 수주 행보에 나선 덕분에 목표를 초과 달성할 수 있었다”며 “올해도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으로 경쟁력을 높이는 데 전 구성원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