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성과는 경기 침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외 여건이 악화한 가운데 적극적으로 수주전에 나선 것이 주요했다는 평가다. 특히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역량이 수주 낭보로 이어지면서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특수선 사업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HJ중공업은 해군의 유도탄고속함 18척 성능개량사업과 대형수송함인 독도함과 고속상륙정(LSF-II) 창정비 사업을 따냈다. 해경의 3000톤급 경비함 1척, 신형 고속정 4척 신규 건조사업 등을 수주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상선사업 분야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탈탄소 기술에 중점을 둔 친환경 선박 개발에 매진하면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결과 유럽 여러 선주사로부터 총 8척(1조 2000억 원 규모)의 79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친환경 컨테이너선을 수주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이들 모두 유사 선형이어서 반복건조에 따른 생산성과 수익성 증대 효과까지 기대된다.
HJ중공업은 한 때 조선 경기 침체 등을 이기지 못하고 채권단 자율협약을 맺은 뒤 사하구 다대동 공장 등 각종 자산을 매각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이후 고통과 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먹거리 창출과 고부가가치 사업으로의 전환에 성공해 이런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HJ중공업 관계자는 “조선과 건설의 부문별, 사업부별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공격적 수주 행보에 나선 덕분에 목표를 초과 달성할 수 있었다”며 “올해도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으로 경쟁력을 높이는 데 전 구성원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