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때 '월파' 해운대 마린시티, 테트라포드 9400개로 막는다

2022년 제11호 태풍 힌남노 상륙 당시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를 덮치는 파도의 모습. 연합뉴스

2022년 제11호 태풍 힌남노 상륙 당시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를 덮치는 파도의 모습. 연합뉴스

매년 여름 태풍 때마다 파도가 넘어오는 ‘월파(越波)’ 현상으로 극심한 피해를 보았던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에 수중방파제 설치 공사가 시작된다. 마린시티가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지정된 지 9년 만이다.

부산시는 “이달 중 마린시티 일대에 수중 방파제인 ‘이안제’를 설치하는 공사를 시작한다”고 7일 밝혔다. 현재 이안제 설치 공사에 앞서 테트라포드 제작장 및 업체 선정 등 수중방파제 공사를 위한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이 수중방파제는 바닷속에 만들어지는 방파제로 ‘이안제(離岸堤)’라고 불린다. 이안제는 주로 바다 밑 퇴적층을 보호하는 데 쓰이지만 파도 피해를 줄이기도 한다. 해운대 등에는 해수욕장의 백사장 유실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이미 활용되고 있다.

수중 방파제는 마린시티 연안과 150m 떨어진 해상에 길이 500m, 높이 13m 규모로 25t과 32t 테트라포드 9400여개를 쌓아 만들어진다. 콘크리트 구조물로 할 경우 해안선 사이의 조류 변화나 쓰레기 등 퇴적으로 초래될 환경 피해를 고려해 바닷물 흐름을 덜 왜곡하는 테트라포드 공법을 적용했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이 방파제는 해수면 위로는 3m가량이 드러날 예정이다. 방파제를 설치하면 5m 높이 파도를 3m까지 낮출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공사비는 696억 원으로 이달 중 착공해 2027년 말 공사가 마무리된다.

대형 태풍마다 월파 피해가 반복돼 온 마린시티 일대는 2016년 태풍 차바 때 다시 큰 피해를 보았고 그해 12월 해운대구가 이곳을 수영만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로 지정하는 등 방재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방재 계획은 비용 부담과 마린시티 특혜 논란 속에 번번이 무산됐다. 당초 650m짜리 방파제를 짓고 호안을 매립하는 방안이 추진됐다가 경제성과 환경 훼손 등의 이유로 취소됐다.


태풍 힌남노 때 해운대 마린시티 모습. 연합뉴스

태풍 힌남노 때 해운대 마린시티 모습. 연합뉴스

 
앞서 해운대구는 2012년 이곳에 태풍에 대비한 해안 방수벽을 설치했지만, 해일성 파도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마린시티 연안과 150m 떨어진 해상에 수중방파제를 설치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이번에 공사에 들어가게 됐다.  

부산시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수중방파제 공사와 관련한 착공계를 제출했고, 현재 정비사업 공사업체 선정 과정 중이다”며 “업체 선정 등이 마무리되면 3~4개월 후 실제 공사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