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체포혼란에 ‘경제 안정’ 강조하는 李…‘20조+α’ 추경도 띄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환시장 점검을 위한 관계기관 간담회에 참석해 자료를 살피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환시장 점검을 위한 관계기관 간담회에 참석해 자료를 살피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앞두고 연일 경제를 강조하고 있다. 체포 논란이 번지며 정국이 혼란해지자 경제 안정을 위해서라도 윤 대통령 체포가 필요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는 것이다.

이 대표는 8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제가 너무 어렵다”며 “민생과 경제를 챙기는 데 근본이 되는 것이 예측 가능성과 사회적 안전성”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질서가 지켜지지 않으면 경제와 민생은 그야말로 모래성이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경제를 위해선 법원이 발부한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원칙대로 집행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압박했다. 그는 “대통령 권한대행이 법 집행에 대해서 ‘나는 모르겠다’ 또는 불법적 저항에 대해서 은근슬쩍 지원하거나 지지하는 행위는 경제와 민생을 망치는 행위”라고 했다. 최 대행이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협조 요청에 침묵하자 민주당은 전날 최 대행을 경찰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외환시장 점검을 위한 관계기관 간담회도 열었다. 최지영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 권민수 한국은행 부총재보 등이 참석했다. 야당 대표가 기재부와 중앙은행의 고위 인사를 불러 외환시장을 점검하는 일은 흔한 일은 아니다. 구심점을 잃은 정부·여당이 권력 진공상태에 빠지자 이 대표가 존재감을 드러낸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외환시장 점검 간담회를 열고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외환시장 점검 간담회를 열고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도 정국 안정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정치가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경제가 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현실”이라며 “우리도 국정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함께 참석한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에 환율 문제에 걱정이 많다”며 “지난 주말부터 (체포영장 집행에) 어려운 부분들이 있었고 앞으로도 완전히 불확실성이 해소된 게 아니라서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추경은 최소 20조원”

민주당은 추가경정예산 편성 압박도 본격화하고 있다. 민주당 경제회복단장인 허영 의원은 이날 추경 편성 간담회를 열고 “정부가 예산을 조기 집행하겠다고 했지만 이 정도로는 경제와 민생 회복을 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면서 “역대급 슈퍼 추경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사용 용도에 대해선 지역화폐,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미래산업 육성, 청년 일자리 등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예산 편성권을 가진 만큼 보통 추경을 하게 되면 여권에 유리한 사업을 많이 넣게 되지만, 지금처럼 사실상 여권의 존재감이 사라진 상황에선 ‘거대 야당’이 예산 주도권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민생경제회복단 주최로 열린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간담회에서 허영 단장(왼쪽 세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민생경제회복단 주최로 열린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간담회에서 허영 단장(왼쪽 세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20조원 이상의 추경 규모를 제시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인 안도걸 의원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가 1.4%까지도 나오는 것을 고려하면 (잠재성장률에서) 정부가 메워줘야 하는 부족한 GDP 수요가 20조∼25조원 정도 나온다”며 이만큼의 추경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허 의원은 추경 규모 20조원에 대해 “출발점”이라며 “추경을 편성하는 일반적인 공식에 더해 ‘내란 사태’로 재정 소요가 더 있다”고 설명했다.  

추경을 위한 국채 발행시 금리가 오를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홍성국 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은 “한국 국채 시장의 WGBI(세계국채지수) 편입으로 외국계 자본이 한국 투자 비중을 확대해야 하는 시점”이라면서 “적자 국채를 발행해도 우리나라 금리는 안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