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한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55경비단 일부 병력이 지휘부에 "적법하지 않은 지시를 거둬달라"며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9일 군 소식통 등에 따르면 당시 공수처를 가로막은 1차 저지선은 '인간 띠'였다. 경호처 직원 50여명과 55경비단 병사 등 군부대 인력 30∼40명으로 구성됐다.
55경비단은 대통령 관저 외곽경호를 담당하는 부대다. 대통령경호법 등에 따라 경호처에 배속돼 지휘·통제 권한이 경호처에 있다.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당시 이들이 1차 저지선에 동원되자 "적법하지 않은 지시를 거둬달라"는 요청이 나왔다고 복수 관계자들이 밝혔다. 특히 비상계엄 사태 당시 군 병력이 대거 동원되자 비판적 여론이 일었던 것을 지켜봤던 55경비단 장병 사이에서 동요가 일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55경비단은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빠졌지만 이후 3차 저지선에서 다시 동원됐다. 경호처 직원과 33군사경찰경호대, 55경비단 병사 등 200여명이 인간 띠를 만들었다는 게 관련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의 판단이다.
경호처는 그간 체포영장 집행 저지에 의무복무 병사들을 동원한 적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경찰이 채증한 영상에는 이들 모습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채증 영상 속 병사들로 추정되는 군 병력은 계급장을 붙이지 않았고, 모두 흑색 패딩과 모자, 마스크 등으로 복장을 통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호처는 그간 55경비단 동원을 부인하며 "공수처 도착 시 대치가 격화될 것을 대비하여 경호처 직원들로 교체했고 병사들은 후방 근무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다만 후방 근무의 의미를 명확하게 설명하진 않았다.
55경비단장은 추후 윤 대통령 2차 체포영장 집행 때 병사들을 저지 업무에 투입하지 않고, 본연 업무인 관저 외곽 경비를 해야 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당시 55경비단 병사들이 급히 동원되느라 아침 식사도 하지 못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 소식통은 연합뉴스에 "55경비단 병사들은 정예 인원인데 체포 저지에 투입됐다는 소식이 나오자 부모들의 항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