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으로 3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중국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의 구조현장 모습이라며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퍼진 잔해에 깔린 어린아이 사진이 인공지능(AI)으로 만든 가짜인 것으로 판명 나 논란이다.
9일 중국 현지 매체 베이징르바오 등에 따르면 티베트 지진 희생자를 추모하는 분위기가 온라인상에서 확산하는 가운데 AI가 제작한 가짜 이미지가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털모자를 쓴 어린아이가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린 듯한 모습이 동영상 플랫폼 등에서 공유됐는데 이는 지난해 11월 제작된 AI 이미지인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 게시물에서 네티즌들은 "너무 가엾다", "이 사진이 나를 울게 한다", "이 아이가 잘 지내는지 알려달라" 등의 댓글을 달았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아이 손가락이 6개인 점 등 어색한 부분이 있으나 얼핏 봐선 포착하기 쉽지 않다.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와 웨이보(微博·중국판 엑스)에서는 이날 '지진 잔해에 깔린 모자 쓴 아이는 사실 AI 이미지였다'는 내용이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르기도 했다.
잔햇더미 아래에서 어머니로 보이는 한 여성이 아이를 보호하고 있는 사진도 '위대한 모성'이라며 온라인에서 퍼졌지만 이 역시 이번 티베트 지진과 관련 없는 사진이었다. AI가 생성한 이미지인지, 과거의 실제 사진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가짜 사진 논란이 불거지자 중국 온라인에서는 재난 상황에서 대중의 동정심을 이용하는 AI 이미지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해달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AI가 생성한 이미지에는 표시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베이징 징잔 법률사무소의 장샤오링 변호사는 "AI 이미지를 이용한 콘텐트에 많은 댓글이 달리거나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경우 법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면서 "다만 사진을 공유하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AI 이미지로 의심된다'는 내용의 경고를 신속히 하지 않은 것은 현재 시스템의 허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7일 오전 9시 5분에 시짱자치구 르카쩌(시가체)시 딩르현에서 7.1 규모의 지진이 발생해 126명이 사망하고 188명이 다쳤으며 4만6500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