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 당국에 따르면 가장 불길이 큰 팰리세이즈와 이튼 지역의 진압률은 각각 6%와 0%에 그치고 있다. 두 개의 큰 산불로 인한 소실 규모만 샌프란시스코(121㎢) 면적을 넘어선 약 136㎢에 이른다. 주택과 건물 손실 역시 1만채가 넘는다.
사흘째 계속되는 산불로 대기가 불에 탄 재와 연기로 뒤덮이면서 8일 LA 전역에 발령된 연기주의보(Smoke Advisory)는 10일 오후 5시까지로 연장됐다. LA카운티 보건 담당관 문투 데이비스는 성명을 통해 “연기와 재는 건강한 사람에게도 해를 끼칠 수 있다”며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일부 지역에는 식수 주의보까지 내려지면서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 LA 수자원전력국(LADWP)은 팰리세이즈를 비롯해 서부 지역에 ‘끓인 물 사용 권고(Boil Water Notice)’를 내렸다. 화재 진압에 필요한 물 공급 과정에서 상수도 시설에 많은 재가 들어가면서 수질이 낮아졌다면서다. 이 때문에 일부 지역에선 생수 사재기 현상까지 벌어졌다고 한다.
산불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지역에서 주민들이 방화를 저질러 주변 나무로 불이 옮겨 붙는 장면을 촬영한 동영상도 올라와 논란이 일고 있다. LA에 사는 유명 팟캐스터인 앤드류 휴버맨은 산불 피해 규모가 가장 큰 팰리세이즈 지역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산타모니카에서 일어난 방화 현장을 담은 동영상을 X(옛 트위터)에 9일 공개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놀랍다(wow)”는 반응 등을 남겼다.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LA에 오후 6시부터 오전 6시까지 통행금지령을 발령하고, 위반시 최고 6개월의 징역형 또는 10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유명인들의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전 메이저리거 박찬호,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차남 헌터, 영화배우 앤소니 홉킨스, 힐튼그룹 상속인 패리스 힐튼 등의 자택이 전소됐다. 올림픽 수영 금메달리스트인 게리 홀 주니어는 금메달 5개 등 올림픽 메달 10개와 세계 선수권 대회 메달 6개를 모두 불길에 잃어버렸다고 한다.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은 향후 180일간 LA 산불 대응에 들어가는 비용 100%를 연방정부가 부담하는 방안 등을 담은 추가 지원책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