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으로 3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중국 티베트 자치구의 구조현장 모습이라며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퍼진 잔해에 깔린 어린아이 사진을 인공지능(AI)으로 합성한 네티즌이 경찰에 체포됐다.
중국 중앙TV(CCTV)의 12일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서부 칭하이성에 사는 한 네티즌이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어린아이 사진과 지진 정보를 엮어 유포한 것이라고 보고 행정구류 조치했다.
지난 7일 티베트의 제 2도시인 르카쩌시 딩르현에서 규모 7.1 지진이 발생한 뒤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와 웨이보(微博·중국판 엑스)에는 털모자를 쓴 어린아이가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린 듯한 모습이 다수 공유됐다.
관련 게시물에 네티즌들은 “너무 가엾다”, “이 사진이 나를 울게 한다”, “이 아이가 잘 지내는지 알려달라” 등의 댓글을 달았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11월 제작된 AI 이미지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아이 손가락이 6개인 점 등 어색한 부분이 있으나 얼핏 봐선 포착하기 쉽지 않다.
가짜 사진 논란이 불거지자 중국 온라인에서는 재난 상황에서 대중의 동정심을 이용하는 AI 이미지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해달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CCTV는 “사진에 명확한 AI 생성 흔적이 존재한다”며 “공안기관 인터넷 안전 부문은 신속하게 조사를 벌였다. 이 (어린아이) 이미지 원작자는 지난해 11월 18일 동일한 화면을 담은 숏폼(짧은 동영상)을 배포했는데, 지진과는 관련이 없고 AI로 생성된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이 어린아이 사진 외에도 수백 건에 달하는 ‘지진 관련 루머’가 나돌고 있다며 이번 사례를 AI·가짜뉴스 단속 계기로 삼은 모양새다.
CCTV는 “절대 요행을 바라지 말라. 유언비어를 만들면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AI 기술의 끊임없는 발전으로 허위 정보 생성 문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중대한 재난·사건이 일어나면 반드시 경계를 높이고 정보 전파에 신중해야 한다"며 "특히 권위 없는 출처의 사진·영상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7일 오전 9시 5분 발생한 지진으로 126명이 사망하고 188명이 다쳤으며 4만6500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