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탄핵 정식심판 돌입…尹측 “신변안전 우려 14일 불출석”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을 심리 중인 헌법재판소가 오는 14일부터 정식 재판에 돌입한다. 윤 대통령 측은 12일 “14일은 출석할 수 없다”고 밝혔지만 헌재가 미리 잡은 5번의 재판 일정에 큰 영향은 없을 전망이다.

지난 8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윤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인물(빨간 원 안)이 포착됐다. 오마이TV가 촬영한 영상 속 윤 대통령 추정 인물은 이날 낮 12시53분쯤 수행원 3~4명과 함께 관저 출입문까지 내려와 약 7분간 주변을 둘러봤다. 사진 오마이TV 캡처

지난 8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윤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인물(빨간 원 안)이 포착됐다. 오마이TV가 촬영한 영상 속 윤 대통령 추정 인물은 이날 낮 12시53분쯤 수행원 3~4명과 함께 관저 출입문까지 내려와 약 7분간 주변을 둘러봤다. 사진 오마이TV 캡처

“尹, 첫 재판 불출석”…2차부터 본격 재판될 듯

지난 3일 2차 변론준비기일을 끝으로 탄핵소추 사유 쟁점과 증거·증인 등 정리하는 절차를 마친 헌재는 오는 14일 오후 2시 첫 변론기일을 시작으로 16·21·23일, 다음달 4일까지 총 다섯 차례 변론기일을 잡았다. 설 연휴 주간을 제외하면 1주일에 두 차례씩 심리하는 일정이다.

정식 변론에선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을 비롯한 재판관 8인이 모두 참여해 심리에 나선다. 앞서 변론준비기일에선 수명재판관인 정형식·이미선 재판관만 참여해 국회 탄핵소추단과 윤 대통령 대리인단의 입장을 듣고 조율했다. 재판관들은 주말에도 첫 변론을 앞두고 주말에도 재택근무로 심리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 윤 대통령 측 대리인 윤갑근 변호사는 12일 “대통령이 헌법재판에 출석하기 위해서는 신변안전과 경호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며 불출석 입장을 밝혔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가 불법무효인 체포영장을 불법적인 방법으로 계속 집행하려고 시도하고 있어 신변안전과 불상사가 우려된다”면서다.

 
윤 대통령의 불출석으로 첫 재판은 일단 공전할 전망이다. 헌재법상 ‘당사자가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으면 다시 기일을 정해야 한다’(52조 1항)는 규정 때문이다.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도 모두 첫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 별도 공방 없이 다음 기일만 잡으면서 각각 15분·9분 만에 종료됐다.


다만 ‘다시 정한 기일에도 당사자가 출석하지 않으면 출석 없이 심리할 수 있다’(헌재법 52조 2항)는 규정에 따라 2차 변론부터는 윤 대통령 없이도 재판이 가능하다. 피고인이 불출석할 경우 재판이 늘어질 수 있는 형사재판과 다른 점이다. 노·박 전 대통령 역시 한차례도 출석하지 않은 채 모든 심리가 진행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법률대리인 윤갑근, 김홍일 변호사가 지난 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들어서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관저로 진입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의 법률대리인 윤갑근, 김홍일 변호사가 지난 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들어서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관저로 진입했다. 뉴스1

 

한덕수 탄핵심판도 시작…정치적 사건 산적

헌재는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과 더불어 12·3 계엄과 관련한 다른 사건도 순차적으로 심리에 들어간다. 오는 13일에는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 첫 변론준비기일이 열린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 이후 권한대행을 맡았던 한 총리에 대해선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비상계엄 내란 행위 방조’와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를 이유로 지난달 27일 탄핵 소추했다.

오는 22일에는 한 총리 후임인 최상목 권한대행과 관련한 권한쟁의 심판이 처음 열린다. 최 대행이 지난달 31일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 중 2명만 임명한 데 대해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회의 재판관 선출 권한과 이를 통한 헌재 구성 권한, 탄핵심판 등에서 공정하게 심판받을 권한이 침해됐다”며 지난 3일 낸 사건이다.

김지윤 기자

김지윤 기자

 
이밖에 다른 정치적 사건 역시 헌재로 넘어와 심판을 받고 있다. 민주당 주도로 탄핵 소추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3차 변론기일이 오는 15일 열린다. 역시 민주당 주도로 탄핵소추된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 중앙지검장 등 검사 3인에 대한 각 3차 변론준비기일은 오는 22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