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경찰서는 이날 낮 12시 24분쯤 관저 인근 집회 현장에서 특수협박 혐의 현행범으로 50대 남성 A씨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A씨는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집회 참가자가 이재명 대표를 욕하는 것을 보고 분개해 주머니에 있는 문구용 커터 칼을 꺼내 허공에 휘두른 혐의를 받는다.
이날 루터교회 앞에선 사랑제일교회가 주최하는 전국주일연합예배가 열린 뒤 곧바로 신자유연대가 주최하는 탄핵 기각 촉구 집회가 이어졌다. 오전 10시 30분부터 한남동 일대에는 찬송가 소리가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찬송가를 따라 부르며 태극기를 흔들고 춤을 추기도 했다. 기존 광화문 탄핵·체포 반대 집회에 몰렸던 인원이 관저 앞으로 집결하면서 참가자가 오후 4시 기준 5000명(경찰 비공식 추산)에 달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윤석열 대통령님 절대 걱정하지 마, 공수처든 경찰 특공대든 다 날려버릴 테니까”라고 소리치자 집회 참여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아멘”이라고 화답했다. 탄핵·체포 반대 집회에 참여한 김모(27)씨는 “민주당이 국정을 마비시켜서 이 사달이 났다”며 “민주당에서 '카톡 검열' 이야기도 나오는데, 민주당이 국정원도 아니고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1일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카카오톡으로 내란 선동 관련 가짜뉴스를 퍼뜨리면 내란선전·선동죄로 고발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이에 대해 ‘카톡 검열’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경찰은 체포 찬성·반대 측 시위대 사이사이에 기동대 버스들을 배치하고 양쪽을 분리했다. 이에 한남대로는 버스 차벽을 사이에 두고 샌드위치식으로 배치된 찬성·반대 시위대로 가득 찼다. 이날 볼보빌딩, 일신홀 앞에서 촛불행동, 한국노총 등 주최로 열린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엔 오후 2시 기준 300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모였다.
탄핵·체포 찬성 집회에 참여한 권윤홍(57)씨는 “자영업에 종사하는데 경기가 나쁜 상황에서 최대한 빨리 대통령 체포 영장이 집행돼야 혼란이 잦아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노란색 조끼를 갖춰 입은 용산구청 소속 공무원들은 통행량이 많은 루터교회 앞 육교 위에 약 5m 간격으로 늘어서 경찰과 함께 집회 질서 관리를 도왔다. 용산구청은 한남동 일대 대규모 집회가 장기화하면서 주민 불편 해소를 위한 전담 대책반(태스크포스·TF)을 꾸렸다. 폐기물 처리, 소음·교통·불법 주정차 문제를 해결하고 안전관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