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금리 인하 신호탄 쐈다…신한은행 1년 만 가산금리↓

신한은행이 이번 주 가계대출 가산금리를 최대 0.3%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올해 은행권 금리 인하의 신호탄을 쐈다는 풀이가 나온다.

12일 서울 용산구 시중은행 ATM 밀집 지역의 모습. 연합뉴스

12일 서울 용산구 시중은행 ATM 밀집 지역의 모습. 연합뉴스

 

은행권 가산금리 인하 ‘스타트’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번 주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등 가계대출 가산금리를 하향 조정한다. 최대 인하 폭은 0.3%포인트에 달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이 주담대 가산금리를 인하하는 건 지난해 1월 이후 1년 만이다. 은행 대출 금리는 은행채 등 조달금리를 반영한 금리에 임의로 가산금리를 덧붙여 결정된다. 가산금리가 내려가면 대출금리 하락 효과가 나타난다.

지난해 7월15일을 시작으로 신한은행이 가산금리를 높여온 횟수만 8번이다. 부동산 가격 상승세와 함께 대출이 불어나자 수요 억제를 위해 전 금융권이 인위적으로 금리를 끌어올렸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지난해 7월 이후 연말까지 주담대 고정금리 가산금리만 최대 1.55%포인트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금리 하단 3%대

지난 10일 기준 농협을 제외한 4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5년) 금리는 3.83~5.817% 수준이다. 같은 날 신한은행 주담대 금리는 3.92~5.23%였는데 주담대 가산금리가 0.3%포인트 내려간다고 가정할 경우 금리 하단은 3.62%까지 떨어진다. 다만 대출상품별로 가산금리 인하 수준이 달라 실제 하락 폭이 여기에 미치지 않을 수 있다.


신한은행을 시작으로 주요 은행의 가산금리 인하가 본격화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하나은행 등도 가산금리 인하 시점을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원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새해 들어 가산금리 하향 조정 시점을 보고 있다”며 “다른 은행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낮추면 따라 움직이는 은행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대출 역성장 추세에 고금리 명분 줄어 

여기에는 은행 가계대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 영향을 미쳤다. 5대 은행의 9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33조7690억원으로 지난달 말(734조1350억원)보다 3660억원 줄었다. 1월 남은 기간 대출이 늘어날 수도 있지만, 설 연휴 등이 있어 대출 역성장 가능성이 나온다. 역성장은 지난해 3월(-2조2238억원) 이후 처음이다. 

이와 함께 한국은행이 지난해 말부터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예금 금리는 일찌감치 떨어졌다. 이에 따라 5대 은행의 예대금리차(대출금리-예금금리)가 1년 8개월 만에 처음 1%포인트를 넘어섰다. 대출 수요 감소로 높은 대출금리를 유지할 명분이 줄어든 상황에서 가산금리만 유지할 경우 이자 장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올해에도 가계대출 관리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의 관리 목표와 향후 부동산 시장 추이가 향후 가산금리 인하 폭을 결정하는 변수로 꼽힌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달 중 가계대출 관리 로드맵을 발표한다. 올해 대출 가이드라인과 이를 지키지 않았을 때의 페널티 등을 담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