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관세 채찍' 강화…韓기업 험난한 '스톰' 같을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로이터=연합뉴스

 
오는 20일(현지시간)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는 가운데, 올해 통상환경은 국내 기업들에 ‘풍파’(STORM)와 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12일 ‘2025년 글로벌 통상환경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통상환경을 좌우할 키워드로 ‘STORM’을 제시했다. 경제안보와 생존(Security & Survival), 관세(Tariff), 중국발 공급과잉(Oversupply), 자원(Resources)의 신(新) 무기화, 제조업 부흥(Manufacturing Renaissance) 등 5가지 요소의 영문 앞글자를 땄다.

가장 큰 요인은 관세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보편관세, 상호관세, 대(對)중국 고율 관세 등 적극적인 관세 조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새 정부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활용해 보편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다만 전 품목이 아니라 특정 국가와 품목을 지정해 관세를 매길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철강·알루미늄 등에 관세를 부과한 무역확장법 232조 및 통상법 301조 조치의 대상 품목이 자동차와 구형 반도체로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에는 상계관세 등 높은 관세를 매기되, 공급과잉 상태인 원재료 및 연관 제품에 대해서는 특별시장상황(PMS) 조항을 활용해 반덤핑 관세 부과에 나설 수 있다고 봤다. 이 경우, 중국은 갈륨·게르마늄·흑연 같은 핵심 광물 수출 제한으로 맞대응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예상했다.

미국의 관세 조치는 자국 내 제조업 육성과도 연결된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과학법(CHIPS)에 따른 보조금 지급으로 ‘당근’ 정책을 폈다면, 트럼프 2기는 고율의 관세라는 ‘채찍’으로 제조업 공급망을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외 기업들이 관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미국 투자를 늘리게끔 유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우리 기업이 관세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개별 기업의 관세면제 절차를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보고서는 “트럼프 1기 때도 우호적인 기업에 대해서는 개별 관세 면제 가능성이 높았다”며 “미국 제조 공급망과 고용 창출 등에 대한 우리 기업의 기여도를 적극적으로 강조해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성대 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올해는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각국의 제조업 부흥을 위한 지원정책 경쟁으로, 우리 수출기업에는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해가 될 것”이라며 “수출 시장 다변화, 중국 대체 국가로서의 위상 제고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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