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사니 이런 일도" 90세 이순재, 대상 받으며 울먹인 사연

사진 방송화면 캡처

사진 방송화면 캡처

배우 이순재(90)가 KBS 연기대상을 수상했다.  

이순재는 11일 오후 9시 20분부터 12일 새벽까지 방영된 ‘2024 KBS 연기대상’에서 대상 수상자로 호명됐다. 1935년생인 이순재는 이로써 KBS 역대 최고령 대상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이순재는 KBS 2TV 드라마 ‘개소리’에서 개의 목소리를 듣게 된 원로 배우를 연기했다. 드라마는 자체 최고 시청률 4.6%를 기록했다.

이순재는 “오래 살다 보니 이런 날이 있네”라며 “언젠가는 기회가 오겠지하며 늘 준비하고 있었고 오늘 이 아름다운 상, 귀한 상을 받게 되었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60살 먹어도 잘하면 상 주는 거다. 공로상이 아니다”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이순재는 이날 수상 소감에서 현재 교수로 재직 중인 대학교의 학생들을 언급했다.


그는 “제가 가천대학교 석좌 교수로 13년째 근무하고 있다, 학생들 하나하나 작품을 정해서 기말에 발표하는데 드라마 촬영에 6개월 걸리니 시간이 안 됐다. 학생들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했더니 ‘걱정 마지 마십쇼’라고 말했다”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순재는 시청자들을 향해 “말 평생 신세 많이 지고 도움 많이 받았다, 감사하다”라고 말하며 수상 소감을 마무리했다.

1934년생인 이순재는 현재 활동 중인 최고령 배우 중 한 명이다. 드라마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극 무대에도 오르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었으나, 지난해 10월 건강 문제로 공연 중이던 연극을 전면 취소하고 3개월간 휴식을 취하겠다고 발표했다.

3개월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순재는 후배 배우들의 부축을 받으며 무대에 올랐지만, 대상 수상자로 호명된 후 후배들을 향해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리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번 시상식은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진행됐지만, 제주항공 참사로 생중계를 취소하고 지난 11일 오후 9시 20분부터 녹화 방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