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서 AI로 재미 본 이스라엘, 전문부서까지 만들었다 [밀리터리 브리핑]

팔레스타인 하마스에 이어 레바논 헤즈볼라와 연이어 전쟁을 벌인 이스라엘은 전쟁 동안 다양한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사용해 많은 전과를 거뒀다. 이스라엘은 인공지능과 자율시스템의 중요성을 깨닫고 2025년 12월 31일(이하 현지시간) 국방 기관 내 인공지능과 자율 기능을 중앙 집중화한 뒤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전문 부서를 설립했다. 최근 방위산업 성과를 기반으로 군사력 강화에 나선 튀르키예는 사거리 2,000km급 탄도미사일 개발을 가속하면서 지역 내 군사적 입지 강화에 나섰다.

①이스라엘 국방부, 인공지능과 자율시스템 연구할 전문 부서 설립
2025년 1월 1일 (현지 시각), 이스라엘 국방부가 하루 전 인공지능(AI) 및 자율성 관리국이라는 조직을 설립했다고 발표했다. 국방장관인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 국방장관의 지시에 따라 설립됐고, MAFAT이라고도 불리는 국방부 연구개발국(DDR&D) 산하의 이 부서는 이스라엘 국방 기관 내에서 인공지능과 자율 기능을 중앙 집중화하고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이스라엘 방위군의 모든 부문에 걸쳐 AI 및 자율 시스템의 연구, 개발, 전력 증강 노력을 주도할 예정이다.

인공지능 및 자율성 관리국 개소식에 참석한 자미르 장관(왼쪽) 등 정부 인사들. 이스라엘 국방부

인공지능 및 자율성 관리국 개소식에 참석한 자미르 장관(왼쪽) 등 정부 인사들. 이스라엘 국방부

 
자미르 장관은 출범식에서 “이는 군사 혁신의 역사적인 이정표가 될 것이다. 20년 만에 처음으로 새로운 부서가 출범하는 것”이라며 “2년 전 장관 직책을 맡았을 때, AI와 자율성 분야에서 작전·정보·기술 혁신을 추진할 전담 기관의 필요성을 인식했다. 우리가 개발하는 능력은 우리의 작전 우위를 강화하는 동시에 사상자를 줄이고, 작전 속도를 높이고, 자원 활용을 최적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의 전장에서는 병사들과 자율 시스템으로 구성된 통합 팀이 함께 일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지상·공중·해군·정보·우주 능력에 대한 투자를 계속해 우리 군에 효율성을 증폭시키는 최첨단 기술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연설했다.

이스라엘 국방부에 따르면, 전례 없는 운영 및 기술적 돌파구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이스라엘 국방 기관의 기술 부서, 학계, 국방 기업, 스타트업의 전문가들을 한데 모을 예정이다. DDR&D 책임자인 다니엘 골드 박사는 “우리의 사명은 분명하다. 군사 AI와 자율성 분야에서 세계적 리더십을 달성하는 것”이라며 “이스라엘 방위군(IDF)과의 수년간의 성공적인 연구 및 개발 협력을 바탕으로, 이 부서는 연구자부터 운영자까지 이해관계자들을 한 지붕 아래로 통합할 것이다. 우리는 다른 개발 행정부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면서, 기존 산업부터 혁신적인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이스라엘의 민간 기술 부문 전반에 걸쳐 파트너십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부서의 출범은 첨단 기술을 국방 역량에 통합하려는 이스라엘의 노력을 보여준다. 미국·중국·프랑스와 같은 세계 주요 강대국들도 군사력을 강화하기 위해 AI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②튀르키예, 사거리 2000㎞급 탄도미사일 개발 가속화하기로
방위산업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튀르키예가 사거리 2000㎞급 탄도미사일 개발을 가속할 계획이다. 2025년 1월 7일 레제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대통령 관저에서 열린 내각 회의 후 연설에서 전략적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지역에서 튀르키예의 방어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방 산업에 대한 투자는 전쟁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평화·독립·주권을 지키려는 것이라고 연설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세 대륙의 교차로에 위치한 튀르키예의 지리적 중요성은 세계 권력 역학의 중심에 있으며, 이 지역의 생존과 안정이 억제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최대 사거리가 565㎞로 알려진 타이푼 탄도미사일. 출처 로켓산

최대 사거리가 565㎞로 알려진 타이푼 탄도미사일. 출처 로켓산

 
에르도안 대통령은 특히 탄도 미사일 개발에 특히 중점을 두면서, 현재 개발된 사거리 800㎞급 탄도미사일의 비축량을 늘리고, 2000㎞가 넘는 사거리를 가진 탄도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가속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023년 3월 현재 자신들의 탄도미사일 사거리는 565㎞이며, 이 정도로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1000㎞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는데, 1년도 안 돼 그 두 배로 늘어난 것이다.

튀르키예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은 2010년대 초반 중국이 개발한 사거리 150~400㎞의 B-611 단거리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전받으면서 시작했다. 이를 토대로 튀르키예는 보라(Bora)라 불리는 전술 탄도미사일을 개발했다. 보라는 직경 610㎜, 길이 8m, 총중량 2500㎏, 사거리 80~280㎞였다. 보라는 2017년 5월 시험을 거쳐 운용에 들어갔고, 2021년 초에 납품이 완료됐다.

보라의 성공에 힘입어 국영 로켓산은 독자적으로 타이푼(Tayfun)이라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개발에 착수했고, 2022년 10월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사거리가 565㎞으로 알려진 타이푼은 2023년 5월부터 양산에 들어가 튀르키예군에 배치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2023년 3월에 밝힌 사거리 1000㎞급 탄도미사일은 타이푼의 개량형으로 보이지만, 이번에 언급된 2000㎞급 탄도미사일에 대해서는 알려진 내용이 없다. 튀르키예의 미사일 프로그램은 유럽·중동·북아프리카에 걸쳐 전략적 영향력을 확대함으로써 지역 내 세력 균형을 재편할 수 있다.

③영국 주도 합동원정군이 러시아의 해저전 위협에 대응

2024년 크리스마스 낮 핀란드와 에스토니아를 연결하는 발트해 해저를 지나는 이스트링크(Estlink) 2 해저 케이블이 러시아가 불법적으로 석유류를 수출하는 데 사용하는 그림자 함대 소속 유조선 이글 S에 의해 절단됐다. 이후 유럽에서 본격적으로 러시아의 해저전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러시아의 해저전 대응에 중심이 된 JEF 로고. JEF

러시아의 해저전 대응에 중심이 된 JEF 로고. JEF

 
2018년 6월부터 편성된 영국·덴마크·핀란드·아이슬란드·노르웨이·스웨덴·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네덜란드로 구성된 합동원정군(JEF)은 해저 케이블에 대한 위협을 평가하고, 러시아의 그림자 함대의 움직임을 모니터링할 인공지능 기반의 반응 시스템을 중심으로 하는 노르딕 워든(Nordic Warden)이라는 작전을 가동했다.

영국 국방부는 작전의 핵심은 AI가 개발한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이 프로그램은 선박이 위치를 알리기 위해 사용하는 자동식별시스템(AIS)을 포함한 다양한 출처의 데이터를 조사해, 관심 지역에 진입하는 각 선박이 초래하는 위험을 계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의심스러운 선박을 확인하면 시스템은 실시간 추적을 통해 즉시 JEF 회원국과 다른 나토 동맹국에 경고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이스트링크 2 해저 케이블 절단 사건이 발생하기 전 영국 해군의 벤 키 제독은 나토 국가들이 영토 소유권과 국제 해양 협약과 관련된 권리로 인해 해저 케이블과 커넥터에 대한 공격을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는 2023년에 임계치 미만의 공간에서 어느 정도의 민첩성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JEF를 이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잠재적 지원으로 꼽았다.

현재 영국 해협·북해·카테가트 해협·발트해 등 22개 관심 지역을 영국 노스우드에 있는 JEF의 운영 본부에서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모든 JEF 회원국의 요원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 노르딕 워든은 2024년 여름 처음 시범 운영됐고, JEF의 합동 보호 훈련(Exercise Joint Protector)에서도 다시 시범 운영됐다. 이 훈련에서는 300명 이상의 영국 요원이 라트비아에 배치돼 영국이 해외에 JEF 작전 본부를 단기간에 배치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했다.

JEF에 속하지 않았지만, 발트해에 접한 폴란드도 잠수함 구조 임무와 해저전을 수행할 수 있는 라토위니크(Ratownik)라는 배수량 6500t급 함선 건조 계약을 폴란드 군수산업그룹(PGZ)과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