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2.4% 상승했다. 10월 2.1%, 11월 0.9%에 이어 3개월 연속 상승세다. 상승 폭으로 보면 지난해 1월 2.5%보다 조금 낮지만 같은해 4월 4.4% 이후 8개월 만에 최대다. 전년동월 대비로는 7.0% 상승했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국제유가 및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원유 등 광산품을 중심으로 수입물가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달러당 원화값은 11월 1393.38원에서 12월 1434.42원으로 전월대비 2.9% 하락(환율은 상승)했다. 같은 기간 월평균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72.61달러에서 73.23달러로 전월대비 0.9% 상승했다.
2024년 연간 수입물가는 2.6% 상승했다. 품목별로는 1년 새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13.3%), 석탄 및 석유제품(6.8%), 농림수산품(5.2%) 등의 상승 폭이 컸다.
1월 수입 물가 전망과 관련해 이 팀장은 “1월 들어서도 환율이 전월평균 대비 오른 상태이고 국제유가도 다소 올랐다”며 “이는 1월에도 수입물가에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국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수입물가 상승은 수입 소비재 가격, 국내 생산에 사용되는 원자재 가격 등에 영향을 미치면서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를 끌어 올릴 수 있다.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9%로 전월(1.5%)보다 0.4%포인트 증가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의 환율 상승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05∼0.1%포인트 정도 끌어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고환율 장기화 우려에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올해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JP모건과 HSBC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 각 1.7%와 1.9%에서 12월 말 나란히 2.0%로 올려 잡았다. 정부 전망치(1.8%)도 재조정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은 오는 16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현재 연 3%인 기준금리를 재조정한다. 시장에선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 전망과 환율 상승에 따른 물가 불안 우려에 금리를 동결할 수 있다는 전망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