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전세·전세사기로 인한 전세보증 사고액은 2023∼2024년 2년간 9조원, 피해자는 4만명에 이른다.
16일 HUG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액은 4조4천896억원, 사고 건수는 2만941건이다.
지난해 전세보증 사고액은 전년의 4조3천347억원보다 1천549억원(3.6%) 증가했다.
보증사고 규모는 2021년 5천790억원, 2022년 1조1천726억원에서 2023년부터는 4조원대로 급격히 늘었다.
집값과 전셋값이 고점이었던 2021년 전후로 맺어진 전세계약 만기가 돌아온 상황에서 전셋값이 하락하자, 빌라 갭투자를 한 집주인들이 대거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해 벌어진 일이다.
부동산가격 급등기 전세계약이 차차 끝나면서 월별 전세보증 사고 규모는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8월 3천496억원에서 9월 3천64억원, 10월 2천913억원, 11월 2천298억원으로 감소했다. 12월 사고액은 2천309억원이다.
HUG는 올해부터는 전세보증 사고액이 눈에 띄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만료되는 전세계약은 전셋값이 꺾인 2023년 상반기 계약분이다.
여기에 2023년 5월부터 HUG 보증 가입을 허용하는 전세가율(집값 대비 전세가 비율)을 100%에서 90%로 조정해 깡통전세를 걸러냈기에 보증사고 발생이 감소할 수 있다.
2023년 발생한 전세보증 사고의 77%는 부채비율이 90∼100%인 주택에서 발생했다. 부채비율은 집주인의 주택담보대출 등 담보권 설정 금액과 전세보증금을 합한 금액을 집값으로 나눈 수치다.
전세 보증사고를 당한 세입자에게 지난해 HUG가 내어준 돈(대위변제액)은 3조9천948억원으로 역시 역대 최고치다.
전년(3조5천545억원)보다 4천403억원(12.4%) 늘었다.
HUG가 대신 갚은 돈을 집주인에게 받아내는 데까지 길면 2∼3년이 소요되며, 그동안 못 받은 돈은 손실로 돌아온다.
전세사고가 급증하자 공기업인 HUG 영업손실은 2023년 3조9천962억원에 달했고, 올해 손실 역시 4조원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HUG가 전세·임대보증은 물론 분양,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주택건설 등에 각종 보증을 공급하려면 영업손실 탓에 깎인 자본금을 정부가 확충해줘야 한다.
정부가 HUG에 출자한 금액은 2021년부터 4년간 5조4천739억원에 이른다.
HUG에 대한 주택도시시금 출자는 2021년 3천900억원, 2023년 3천849억원, 지난해 7천억원 규모로 이뤄졌다. 작년에는 한국도로공사 주식 4조원도 현물출자 됐다.
주택도시기금은 청약저축 납입금과 건축 인허가, 부동산 소유권 이전 등기 때 매입하는 국민주택채권 판매액으로 조성한다. 세금과 다름없는 돈으로 손실을 메우고 있는 것이다.
이것도 모자라 HUG는 지난해 11월 7천억원 규모의 채권(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자본을 확충했다.
침체한 건설·부동산 경기를 떠받치기 위한 HUG의 보증 공급 역할이 커지면서 올해도 많게는 조 단위 자본 확충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올해 부동산·건설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HUG 자본을 확충, 30조원 이상의 공적 보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