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첨단 생명공학 실험 장비 中 수출통제…'군사전용' 우려

지난해 10월 미국 메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있는 메사추세츠 종합병원에서 한 연구원이 실험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해 10월 미국 메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있는 메사추세츠 종합병원에서 한 연구원이 실험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이 첨단 생명공학 실험 장비에 대해서도 대(對)중국 수출통제에 나섰다. 이들 장비가 군사용으로 사용돼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미 상무부는 15일(현지시간) 생명공학 실험실에서 쓰는 특정 장비를 수출할 경우 정부 허가를 받도록 하는 수출통제 규정을 발표했다. 통제 대상인 장비는 2가지다. 개별 세포와 입자의 특성을 파악하는 데 사용되는 유세포 분석기와 단백질 유전 정보학에 쓰이는 액체 크로마토그래피 질량분석기다.

상무부는 이들 장비를 통한 첨단 생명공학 기술이 중국 등 우려 국가의 손에 떨어질 경우 미국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연구개발이 이뤄질 수 있다고 봤다.

해당 장비로 확보한 대량의 생물학 정보로 인공지능(AI)을 학습시켜 신체 능력 향상이나 뇌와 기계를 연결하는 인터페이스, 합성 소재, 생물학 무기 등 군사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상무부는 생물학 정보는 광범위한 민간·상업 용도로 활용할 수 있지만, 특정 국가들이 비대칭적 군사 우위를 달성하는 데 해당 기술을 남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수출통제는 발표 즉시 바로 적용됐다. 수출통제는 미국 정부가 정한 국가 그룹을 통해 나라마다 다르게 적용된다. D:1이나 D:5 그룹에 포함된 국가에는 ‘거부 추정 원칙’을 적용한다. 업체가 해당 국가들에 수출하겠다고 신청해도 허가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대표 국가는 중국과 러시아다. 반면 그룹 A:1에 속한 한국을 비롯해 A:5, A:6에 속한 국가에 수출하는 경우 ‘승인 추정 원칙’이 적용돼 신청하면 수출이 가능하다.


셔터스톡

셔터스톡

 
미국의 잇따른 수출 통제 조처에 대해 중국 정부는 반발했다. 지난 15일 중국 상무부는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조 바이든 행정부가 남은 임기를 이용해 중국에 대한 무역 제한 조치를 집중적으로 발표하고 있다”며 “미국은 제재와 탄압으로는 중국의 발전을 막을 수 없다. 중국의 기술 자립·혁신에 대한 자신감과 능력을 강화할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관세 위협에…캐나다, 보복관세 목록 준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15일(현지시간) 오타와에서 주지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15일(현지시간) 오타와에서 주지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캐나다 정부는 취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부과에 대비해 보복 관세 대상 리스트 초안을 작성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초안에 담긴 관세 대상 미국산 상품의 수입 규모는 1050억 달러(약 153조원)로 지난해 11월까지 12개월 동안 캐나다의 미국산 상품 수입(3400억 달러) 총 규모의 약 3분의 1이다. 

캐나다 정부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인 지난 2018년 미국이 캐나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하자 세탁기와 버번위스키 등 미국산 상품들에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사임을 발표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15일 주지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캐나다에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 필요한 핵심 광물들이 있다” 며 “(미국이) 캐나다에서 얻지 못하면 중국에서 가져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