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예우 갖추겠다" 한 공수처, 피의자 尹에 쓴 호칭 보니

12·3 내란사태의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대통령 윤석열이 15일 경기 과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청사 정문에 마련된 포토라인을 피해 후문으로 들어가고 있다. 김성룡 기자

12·3 내란사태의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대통령 윤석열이 15일 경기 과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청사 정문에 마련된 포토라인을 피해 후문으로 들어가고 있다. 김성룡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체포되면서 현직 대통령 헌정사상 최초로 피의자 신문조서를 남기게 됐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을 상대로 조사하면서 호칭은 '대통령님'이라고 부르지만 신문조서엔 '피의자'라고 적고 있다. '피의자'라고 부르는 게 일반적이나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피의자가 현직 대통령 신분인 만큼 예우 차원에서 이런 호칭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지난달 24일 국회에 출석해 '윤 대통령께서'라는 존칭을 쓰면서 "수사진에도 최고의 예우를 갖춰 흐트러짐 없이 조사에 임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공수처는 이날 윤 대통령을 관저에서 공수처로 이송하는 과정에서도 수갑을 채우지 않고 경호처 차량을 이용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등 다른 전직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을 때도 '대통령'이라는 호칭이 사용됐다. 검찰은 지난 2018년 3월 다스 자금 횡령과 뇌물 수수 등의 혐의 등으로 이 전 대통령을 조사할 때 '대통령님'이라고 부르면서 신문조서에는 '피의자'로 기재했다. 당시 조사는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과 신봉수 첨단범죄수사1부장이 맡았고 이복현 현 금융감독원장이 특수2부 부부장으로 수사지원검사로 참여했다. 

2017년 3월 박 전 대통령 조사 당시에도 이원석 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이 '대통령님', '대통령께서'라고 유연하게 호칭했다.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을 때에는 이인규 중수부장과 우병우 당시 중수1과장 등 수사 검사들은 '대통령께서는'이라고 했고, 노 전 대통령은 '검사님'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1995년 노태우 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 최초로 소환조사를 받을 때 문영호 당시 대검 중수부 중수2과장은 "호칭은 편의에 따라 그때그때 바꾸겠다"며 양해를 구했고, 노 전 대통령이 "편한 대로 하라"고 답하자 대부분 '전 대통령'이라고 부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위헌·위법인 12·3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헌문란을 목적으로 군경을 동원해 폭동을 일으킨 혐의(내란 우두머리·직권남용)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