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의료인을 꿈꾸던 17살 고등학생이 5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주인공은 지난 9일 울산대병원에서 짧은 생을 마감한 엄태웅(17) 군이다. 사진 울산대병원
경북 경주시 효청보건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엄군은 지난 5일 집에서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러곤 나흘 뒤 병원에서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의사 소견과 함께 뇌사 판정을 받았다.
16일 병원 측에 따르면 엄군은 평소 가족에게 자신이 의료계에 일할 것이라고 하면서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 장기기증을 하겠다"고 여러 번 말했다고 한다. 이에 어머니는 아들의 생전 뜻에 따라 장기 기증을 결정했다. 이렇게 엄군은 심장, 폐, 간, 좌우 신장 등 다섯 개의 장기를 기증해 5명의 생명을 살렸다.
엄군의 어머니는 "비록 사랑하는 아들을 볼 수도 만질 수도 없지만, 다른 이들의 몸에서 우리 아들이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사실에 큰 위로가 될 것"이라며 "태웅이를 아는 많은 분이 따뜻하게 기억해 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해 6월에는 경남 창원에서 주짓수 국가대표를 꿈꾸전 한 고등학생이 뇌사 상태에서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나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지난해 9월에는 변호사가 돼 어려운 사람을 돕겠다던 11살 초등학생이 5명에게 새 생명을 주고 하늘로 떠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