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체포됐으니 이재명 차례"…지지율 뛴 與, 조기대선 모드

국민의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정조준한다.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국민의 ‘반(反)이재명’ 정서를 자극한다는 전략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입장해 이재명 대표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입장해 이재명 대표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당 관계자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조만간 가칭 ‘이재명이 만드는 세상’이란 시리즈를 시작한다. 원내 지도부를 중심으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집중 부각해 공세를 펴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5개 재판을 받는 이 대표는 8개 사건에서 12개 혐의를 받고 있다. ‘전 국민 25만원 지원’, ‘지역사랑 상품권(지역화폐)’ 등 이른바 ‘이재명표 정책’의 허점도 파고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이 본격적으로 이 대표 때리기에 나서는 배경엔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 달여 만에 빠르게 회복된 여권 지지율이 깔려 있다. “여당이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재명은 안 된다”(이양수 사무총장)는 반이재명 정서가 최근 여론조사에 반영됐다고 보고 ‘이재명 불가론’을 펴겠다는 것이다.

실제 16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선 국민의힘(35%) 지지율이 민주당(33%)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1주 전 조사 대비 국민의힘은 3%포인트 오른 반면 민주당은 3%포인트 하락한 결과다. NBS 조사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앞선 건 지난해 9월 4주차(국민의힘 28%, 민주당 26%) 이후 처음이었다.

 
특히 여권은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이 가장 큰 이 대표의 차기 대통령 적합도(28%)가 ‘정권교체’를 바라는 응답(48%)보다 낮은 데 주목하고 있다. 국민의힘 고위관계자는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으로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적대적 공생관계는 끝이 났다”며 “이제 이 대표의 민낯을 제대로 알릴 차례”라고 했다. (※기사에 인용된 조사는 지난 13~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5명 대상 전화면접 조사로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19.6%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당장 16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도 이 대표를 겨냥한 발언이 쏟아졌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대통령에 대한 사법 절차들은 KTX(고속철도)급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사법 절차의 완행열차에 느긋하게 앉아 있는 사람도 있다”며 이 대표 사건에 대한 법원의 빠른 판단을 촉구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현 정부의 발목을 부러트리고, 국정을 반신불수로 만들었다”며 “탄핵 중독당 이재명 세력의 무차별 탄핵 남발 때문”이라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전날 의원총회에선 “민주당의 입법 독재를 알리자”며 의원들에게 ‘전사(戰士)’가 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난 그는 “만에 하나 대선이 있을지 모르니 지금부터 민주당과 이 대표에 대한 비판 강도를 높이자는 취지였다”고 부연했다.

 
여권의 잠재적 대선 주자군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유승민 전 의원은 이미 대선 출마를 시사했고, 오세훈 서울시장과 안철수 의원은 출마를 고심 중이다. 한동훈 전 대표도 정치 재개 시점을 저울질 중이고,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별도의 대선 조직을 가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