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고소로 재판에 넘겨졌던 정 부회장의 여동생이 1심에 이어 2심도 무죄를 선고 받았다. 정 부회장과 여동생 정은미씨는 서울 종로구 주택의 용도변경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다 법적 절차까지 밟고 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항소1-3부(김성훈 부장판사)는 16일 정 부회장의 허락 없이 인장 이미지를 위조한 혐의(위계공무집행방해 등)로 기소된 동생 정씨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 2020년 11월 정씨는 서울 종로구의 3층 짜리 주택을 근린생활시설로 용도변경 신청했다. 주택의 공동 명의자인 정 부회장의 동의를 받지 않은 상태였다. 정씨는 건축사무소에 문의한 결과 '동의는 필요없고 주민등록번호만 있으면 된다'는 답을 듣고 용도변경을 추진했다고 한다.

이에 정 부회장은 인장 이미지를 조작한 혐의로 정씨를 고소했다. 

하지만 2023년 11월, 1심 재판부는 정씨가 고의가 없었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건축사가 정씨에게 다른 공유자(정 부회장)의 인장이 필요하다고 말하지 않았으며 위임장을 작성하겠다는 언급도 없었다"고 밝혔다. 정씨가 구체적인 상황을 몰랐다는 취지다.


당시 정씨는 최후진술에서 "부모님이 50년 사신 그 집을 혼자 청소하고 관리하던 제게 부모님 사후 한 번도 와보지도 않던 큰 오빠가 형사 고소까지 하며 저를 겁박한다"면서 "집이 용도변경 되면 모든 사람에게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건축사의 실수로 개인의 인장이 위조 사용돼 공무에 혼란을 주게 된 상황에 대해선 죄송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