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 고위 장교 페트로 하이다추크는 현지 인터넷 방송 '에스프레소TV'와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생포한 러시아 포로들이 '북한군의 전투 준비 상태가 러시아군보다 우월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의 부대가 아직 북한군을 포로로 잡은 적은 없다"면서도 "생포한 러시아 포로들이 북한군과 함께 훈련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하이다추크에 따르면 러시아 포로들은 "돌격작전 임무는 북한군이 독점하고, 돌격 성공 시 그 지역을 확보하는 일이 러시아군의 임무"라고 증언했다.
우크라이나군 특수부대원 베르나드도 '키이우 인디펜던트' 인터뷰에서 전장에서 만난 북한 군인들에 대해 "러시아군보다 더 젊고 회복력이 강하며, 더 헌신적이고 동기 부여가 되어 있다"고 평했다. 베르나드는 지난 12일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에서 부상을 입은 북한군 2명을 생포한 군인이다. 또 다른 특수부대원은 "러시아 군인들은 떼 지어서 항복할 준비가 되어 있으나 북한 군인들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북한군의 이런 움직임이 희생을 키우고 있단 지적도 나온다. 북한군이 평지에서 이뤄지는 진군 과정에서 포격과 드론(무인기)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되면서 사상자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롭 바우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군사위원장은 16일 나토 국방총장회의가 끝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쿠르스크에 파병된 약 1만1000명의 북한군 가운데 3분의 1가량이 부상을 입거나 사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북한이 갑자기 전쟁의 '플레이어'로 부상했다"며 "러시아가 북한을 이런 식으로 참전시킨 건 전략적 실수"라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영국은 우크라이나 내 군사기지 설치를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이날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런 내용을 담은 양국 간 '100년 동반자' 협정에 공동 서명했다. 그간 우크라이나는 서방 국가에 나토 가입 등 자국의 안전보장 방안을 요구해 왔는데, 나토 가입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반대로 무산 위기다. 이에 따라 나토의 '우크라이나 안보지원훈련 사령부(NSATU)' 설치 등 여러 대안이 검토되고 있다 .
트럼프 취임이 다가오면서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시계도 빨라지고 있다. 이날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담당 보좌관은 러시아 국영방송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트럼프 당선인 측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로 집권한 대통령이나 지도자가 먼저 전화를 거는 것이 관례"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간 '조기 종전'을 꾸준히 강조해온 바 있어 그가 집권하면 전쟁 관련 정세가 급변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