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매출 3조3223억원, 영업이익 6690억월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2017년 출범 후 최대 실적이다. 매출은 전년(2조7028억원) 대비 22.9% 늘었고, 영업이익은 전년(3152억원) 대비 112.2% 늘었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북미 시장 매출이 전년 대비 50.6% 늘며 성장세를 이끌었다”라며 “전력 설비 시장 호황에 선별 수주를 통한 수익 개선 효과가 더해졌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빅테크(거대 기술 기업)의 데이터센터 등 정보 기술(IT) 전력 수요도 전력 설비 교체를 부추기고 있다. 김해지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데이터센터 등에 따른 세계 전력 소비 증가량은 2026년까지 160~590테라와트시(TWh)에 달해 현재 독일의 연간 전력 소비량(463TWh)이 새로 추가되는 수준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력 설비 수요 급증에 변압기 등 일부 제품은 없어서 못 파는 상황에 이르렀다. 시장조사업체 우드맥킨지는 전력 수요 급증에 변압기 주문부터 인도까지 걸리는 시간이 지난 2021년 평균 50주에서 지난해 120주로 2.4배 늘었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한국의 대미 변압기 수출은 크게 늘었다. 관세청 무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미국 변압기 수출액은 15억8197만 달러(약 2조2956억원)로 지난 2021년(5억1745만 달러) 대비 약 3배 늘었다. HD현대일렉트릭도 지난해 55억4100만 달러(약 8조439억원)의 수주 잔고를 기록해 5년 치 일감을 쌓아뒀다.
HD현대일렉트릭의 미국 현지 생산시설 확충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무역 장벽을 피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10~20%의 보편 관세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예고해왔다. HD현대일렉트릭은 이날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수주 감소 움직임은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라며 “오히려 고객들의 조기 발주에 1분기 수주는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