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청소년을 인신매매해 강간한 혐의를 받는 에보 모랄레스(65) 전 볼리비아 대통령에 대해 현지 법원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볼리비아 타리하 지방법원의 넬손 로카바도 판사는 17일(현지시간) 검찰의 예방적(예비적) 구금 명령 청구 사건 심문에 지속해서 출석하지 않은 모랄레스 전 대통령에 대해 직권으로 체포·수색영장을 발부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로카바도 판사는 피의자의 금융계좌 동결과 자산 흐름 추적 등도 명령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 변호인은 의료진단서를 첨부한 불출석 사유서를 냈지만, 법원은 "검토 결과 출석을 하지 않아도 되는 정당한 사유라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현지 일간 엘데베르가 전했다.
모랄레스는 대통령 재임 시절(2006∼2019년) 여성 청소년(당시 15세)과 강제로 성관계한 혐의를 받는다. 이 청소년은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자녀까지 출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볼리비아 검찰은 피해자 부모가 정치적 이유로 자기 딸을 모랄레스 전 대통령에게 보냈다고 보고 있다.
타리하 검찰청은 신속한 영장 집행을 위한 절차에 나섰다고 밝혔다. 다만 검찰이 실제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신병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의 지지자들이 도보 행진과 점거를 수시로 진행하며 강하게 저항하고 있어서다. 볼리비아 전통 식물인 코카 농부이자 원주민(아이마라) 출신인 모랄레스는 원주민들의 지원을 받고 있다.
현지 언론은 검찰 수사 강도에 따라 오는 8월 17일로 예정된 대선을 앞두고 사회적 갈등이 커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재집권 의지를 드러냈지만 대통령직 출마 횟수 제한과 관련한 볼리비아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법적인 피선거권은 없는 상태다. 모랄레스의 최측근이었다가 정적으로 갈라선 루이스 아르세(61) 대통령은 연임 도전을 공식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