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넘으면 뇌 썩는다" 유시민 말은 진짜였다, 단…

 

추천! 더중플-불로장생의 꿈: 바이오혁명
노화는 공평하지 않다. 예순이 안 돼 치매에 걸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흔이 넘어도 총기를 유지하는 사람도 있다. 부의 대물림이 자산 축적의 지름길이듯, 유전자와 가족력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건 맞다. 하지만 자수성가를 이룬 사람들이 있듯, 개인의 노력으로 노화를 역전할 수도 있다.

더중앙플러스 ‘불로장생의 꿈: 바이오혁명’ (https://www.joongang.co.kr/plus/series/152)에선 지긋한 나이에도 싱싱한 두뇌를 가진 이들의 비결을 최신 연구와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살펴봤다. 또한 젊은 나이에도 늘고 있는 치매를 막기 위해 마흔이 넘어가면서 주의할 것들은 무엇인지도 전한다.

자기 나이보다 30~40년은 뇌가 젊은 사람들을 슈퍼에이저라고 한다. 타고나지 않아도 슈퍼에이저가 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누구나 따라할 수 있다.

자기 나이보다 30~40년은 뇌가 젊은 사람들을 슈퍼에이저라고 한다. 타고나지 않아도 슈퍼에이저가 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누구나 따라할 수 있다.

 

① 60 넘으면 ‘썩는’ 뇌, 막아내는 습관

 
‘60세가 넘으면 뇌가 썩는다.’ 유시민 씨가 20여년 전 강연에서 이런 취지의 말을 했었다. 50년이 넘는 추적 연구를 통해 과학은 이게 일부 사실이라고 증명한다. 사람의 지적 능력은 60대부터 급격하게 꺾이기 시작한다. 순발력은 20대부터 줄고, 40대에 변곡점이 찾아오며 60대가 넘어서면 퇴행을 막기 힘들다.


하지만 뇌의 모든 능력이 그런 건 아니다. ‘세계 지식’, ‘결정 지능’이라고 부르는 뇌의 능력은 60대 이후에도 잘 보존된다. 그렇기에 복잡한 상황판단과 지혜로운 결단력이 필요한 정치인과 기업인 중엔 일흔이 넘은 사람도 많다.

나이가 들어도 유지되는 지능도 있다. 결정지능이라는 지혜와 연륜의 영역이다. 이하 그래픽 이가진·박지은

나이가 들어도 유지되는 지능도 있다. 결정지능이라는 지혜와 연륜의 영역이다. 이하 그래픽 이가진·박지은

 
그 차이는 ‘인지 예비능’에 있다. 인지 예비능은 뇌에 병적인 문제가 나타나도 이를 견디게 하고 기능을 유지하게 해주는 능력을 말한다. 따라서 인지 예비능이 잘 갖춰진 노인의 뇌는 치매에 걸려야 마땅한 상황에서도 이에 저항한다. 치매는 훨씬 늦게 찾아오며, 총기를 오랫동안 유지한다.

80대가 넘어서도 20~30년은 젊은 뇌를 유지하는 사람들, 즉 ‘슈퍼 에이저’의 비결이다. 이들은 뇌뿐만 아니라 신체도 더 젊으며 그만큼 역동적이고 행복한 삶을 늦은 나이까지 누린다.

과학자들은 인지 예비능을 쌓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몇 가지 찾아냈다. 우선 아주 과거부터 관찰된 방법 중 하나는 학력을 최대한 높이 쌓는 것이다. 대졸 이상의 고학력자가 고졸 이하의 저학력자보다 치매 발병이 적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생애 후반기에도 인지 예비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한다. 지적 자극, 신체 활동, 사회적 교류다. 자신에게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것을 많이 시도해보고, 운동을 통해 신체 활동량을 늘리고, 친구나 친척을 만나 함께 어울리는 것이다.

“슈퍼에이저는 40대에 비해서도 뇌세포들의 크기가 더 큰 부분이 있어요.
생활습관 특징이 크게 세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일단 굉장히 다양한 새로운 것을 많이 시도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악기를 배운다든가, 외국어를 배운다든가 뇌를 자극하는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 게 첫 번째 특징입니다.
두 번째는 확실히 신체 활동량이 그냥 일반 정상 노인하고 비교했을 때도 훨씬 더 높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사회활동입니다.
본인과 관계가 있는 친구, 친척 혹은 여러 봉사활동을 통해 나를 지지해 주고 서포트해 주는 사회적 네트워크가 많은 것이 특징이죠.”
(김건하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교수)

여러 특성 중 슈퍼에이저와 관련된 주요 특성들. 활발하게 활동했고, 다양한 경험을 했으며, 긍정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의 특징이 주로 보인다.

여러 특성 중 슈퍼에이저와 관련된 주요 특성들. 활발하게 활동했고, 다양한 경험을 했으며, 긍정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의 특징이 주로 보인다.

 
뇌는 매번 하던 익숙한 일에는 자극을 받지 못한다. 지금까지 하지 않던 새로운 일들 중 가장 기본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이와 함께 치매 예방에 핵심적으로 지목되는 13가지 요인은 무엇일까.

 

② 마흔 넘어 가속되는 뇌 노화, 꼭 해야 할 일

 
젊은 치매 환자는 최근 10년간 4배 늘었다. 40대에 접어들면 치매 발병률은 30대에 비해 4배로 뛴다. 모든 치매가 다 재앙이지만, 젊은 치매는 삶을 더 궁지로 몰아넣는다. 한창 일할 나이에 직장이 위태로워지고, 자녀를 돌볼 여력도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하는 비율도 노인성 치매보다 더 높다.

젊은 치매의 이유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우선 유전자가 큰 역할을 하는 건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그 외에도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15가지 요인이 젊은 치매 발병과 관련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39개 중 15가지 요인이 젊은 치매 발병 위험과 관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9개 중 15가지 요인이 젊은 치매 발병 위험과 관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알코올 사용 장애, 사회적 고립, 우울증과 뇌졸중, 당뇨병, 심장병 등의 질환처럼 일부 요인은 노인성 치매의 위험 요인과도 겹친다. 하지만 여기에 젊은 치매만의 독특한 요인도 처음 드러났는데, 비타민 D 부족과 염증을 반영하는 높은 C-반응성단백질 수치다.

젊은 치매를 막는 방법 중 핵심 요소도 식단과 신체 활동이다. 식단 중엔 인지 기능의 퇴행을 막는 동시에 혈관 건강까지 함께 챙기는 지중해식 식단을 결합한 MIND 식단이 권장된다. MIND 식단은 10가지 권장 식품군과 피해야 할 5가지 식품군을 제시한다. 채소, 베리, 견과류, 통곡물, 콩, 올리브유 등을 먹고 동물성 지방과 설탕이 많이 든 음식을 피하는 식이다.

치매를 막고 인지 기능을 좋게 해주는 것으로 검증된 MIND 식단.

치매를 막고 인지 기능을 좋게 해주는 것으로 검증된 MIND 식단.

 
최근엔 소화기관인 대장과 뇌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장-뇌 축’이라는 개념도 주목받는다. 장에 사는 미생물은 여러 식이섬유를 먹이로 섭취해 단쇄 지방산을 내놓는다, 이 물질은 뇌 건강뿐 아니라 당뇨 예방과 암 억제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40대 중년 이후부터 꼼꼼히 챙겨야 할 식품들은 무엇일까. 치매뿐만 아니라 암 예방까지 아우를 수 있도록 우리 장을 튼튼하게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