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따라 獨극우당 지지한 'IQ 276' 한국인, 돌연 철회…왜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두뇌가 AfD를 추천한다!'. 사진 엑스 캡처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두뇌가 AfD를 추천한다!'. 사진 엑스 캡처

 
IQ(지능지수) 276으로 화제가 된 한국인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따라 독일의 극우 독일대안당(AfD)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이후 현지 매체에서 그의 IQ에 대해 '가짜 의혹'을 제기하자 이에 대해 반박하다 결국 AfD 지지를 철회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총선을 한 달여 앞둔 독일 정가에 뜬금없이 한국인 김영훈(36)씨 이름이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앞서 김씨는 엑스에 자신을 '아이큐맨'(IQ MAN)으로 소개하며 "현재 세계 최고 IQ 기록 보유자로서, 일론 머스크가 '오직 AfD만이 독일을 구할 수 있다'고 말했듯 AfD를 지지한다"고 적었다. 

이를 본 AfD는 세계 최고 지능 소유자가 지지한다며 온라인에 대대적으로 홍보하기 시작했다. 김씨가 AfD 티셔츠를 입고 두 엄지를 치켜세우는 합성 사진과 그가 엑스에 쓴 글을 합쳐 올렸다. 

이후 독일 매체들은 김씨의 IQ가 276이라고 믿을 만한 근거가 부족하고, 최근 개설된 엑스 계정에 주로 머스크를 찬양하는 글을 썼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사기당한 것 같다'는 지적까지 나오자 AfD는 김씨의 IQ를 활용한 홍보를 중단했다. 알리스 바이델 AfD 공동대표도 자신의 엑스에 올린 홍보 글을 삭제했다. 바이델 대표의 대변인 다니엘 타프는 일간 빌트에 "격한 선거운동 과정에서 한 번쯤 작은 실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씨는 엑스에 자신의 주민등록증과 여권, 여러 기관의 인증서를 올리며 의혹에 대해 반박했다. 일론 머스크에게도 태그를 걸어 "나와 AfD를 신뢰하느냐"며 도움을 구했다.

김씨는 한국기록원과 세계마인드스포츠위원회(WMSC) 등에서 IQ 최고기록 보유자로 인증받았다고 국내 언론에 여러 차례 보도된 인물이다. 2015년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영재발굴단'에 출연할 당시 IQ는 175였다.

김씨는 17일 연합뉴스를 통해 "지난해 12월 일론 머스크를 존경한다는 내용의 글로 머스크로부터 샤라웃(온라인상 칭찬)을 받고 엑스 활동을 본격 시작했다"며 "머스크를 지지하고자 의견을 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건복지부가 인정하는 IQ 검사의 최고 점수는 210이고 한국과 이탈리아 멘사(IQ 상위 2% 모임)가 쓰는 통계학적 표준편차로 환산해 276"이라며 "AfD는 지금까지 워낙 사기를 많이 당해서 (홍보 글을) 내렸다고 하는데 인증해도 안 믿어주니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날 엑스 라이브 방송을 통해서도 의혹에 대해 거듭 반박했다. 그러면서 "믿지 않으려는 사람들에게 모든 걸 입증하기는 불가능하다고 깨달았다"며 "당분간 엑스 활동을 최소화하고 필수적 입증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18일 김씨는 "AfD와 바이델 대표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머스크를 존경하는 순수한 마음에 AfD 지지를 선언했으나 불법적인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일시적으로 이용당한 것 같다"면서 "앞으로 독일 선거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