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와 전업주부 위주였던 백화점·대형마트 문화센터 프로그램이 5060 ‘영시니어(Young Senior)’ 세대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경제력과 시간적 여유를 갖춘 영시니어 수강생이 증가하자 이들을 대상으로 한 건강 강좌, 댄스 수업, 모델 실습 등 다양한 강좌가 늘어나고 있는 것. 유통업계 주도권이 이커머스로 옮겨가고 있는 가운데 오프라인 유통 채널은 문화센터를 활용해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영시니어 노리는 ‘문센’
홈플러스 관계자는 “건강하고 활기찬 노년을 준비하는 ‘웰에이징’ 트렌드를 접목한 강좌를 폭넓게 구성했다”며 “과거 자녀를 위해 문화센터를 즐겨 찾던 5060 ‘문센맘’이 자기계발을 위해 재방문하는 것을 유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도 노화를 늦추는 이른바 ‘저속 노화’에 대한 수요를 반영해 시니어 세대를 위한 ‘슬로우 조깅’ ‘혈당관리 식단’ 등의 강좌를 도입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기대수명이 증가하며 나이가 드는 것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고 있다”며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 5060 시니어를 겨냥한 강좌들을 다채롭게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젊게 살고픈 ‘욜드족’ 공략
그간 백화점·대형마트 문화센터는 영유아 자녀를 둔 3040이 주요 고객이었지만 최근 이용자 연령대가 높아지는 추세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문화센터 수강생 중 506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35%로 5년 전인 2019년보다 약 10%포인트 늘었다. 이에 따라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중년을 위한 필라테스 요가’ 강좌 수를 전년 대비 40% 늘렸다.
이는 세대 구성과도 관계가 있다. 올해 만 56~65세(1960~1969년생)인 이들은 약 860만명, 전체 인구의 약 5분의 1(18%)를 차지한다. 이들은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고령자(만 55세 이상)로 분류되고 있으며, 법적 정년(만 60세)을 넘겼거나 곧 맞이하게 된다. 하지만 이들 영시니어는 고령이라는 표현이 무색할 만큼 젊고 건강하며 구매력이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영시니어, 오프라인 유통채널 살릴까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문화센터는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수익 사업이 아니라 그 자체는 비효율적일 수 있다”면서도 “고객의 체류 시간을 늘려 쇼핑 수요를 창출하고 점포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